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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06. 2021

이혼하자니까 자살하겠다네요

맺고 끊음

"남편한테 이혼하자고 하니까 자살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이혼을 결심한 한 여성의 고민이다.

결심은 확고하지만 남편이 자살하면 생길 문제가 걱정된다.

맺고 끊음이 만만치 않다.

(8월 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연애시절에도 많이 싸웠다.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다가 확실히 헤어졌다.

그런데 아이가 생겨서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결혼생활에 성실하지 않았다.


계속 여자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이혼을 결심했다.

아이들 데리고 친정으로 갔다.

이혼을 요구하니 그러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후 술에 취해 전화를 했다.

이혼하면 죽어버리겠다고 협박을 한다.

남편이 자살하면 보증금을 못 받을까 봐 걱정된다.

남편을 받아들일 마음은 조금도 없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아이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고 한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까.

한 순간의 판단으로 인생이 꼬이곤 한다.


과연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을까.

어째서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될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충실한 가장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남편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살아 보았지만 역시나 예상과 같았다.

이제라도 결단을 내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보증금 걱정은 조금 심했다.


이미 남편과 나눌 애정은 사라졌다.

아이들 데리고 살아갈 현실이 남았다.

남편의 자살하겠다는 협박은 얼마나 유치한가.

이제라도 흔들리지 말고 단호해야 한다.



정 때문에 흔들린다.

그래서 다정도 병이 되곤 한다.

매정해 보일지라도 끊을 줄 알아야 한다.

맺고 끊음이 분명해야 덜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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