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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2. 2019

일상과 여행의 차이

매너리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얼마 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한테 커다란 공감이 일었던 듯싶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되풀이되는 일상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도대체 일상은 왜 버거워지는 것일까?

그리고 여행은 가슴을 설레게 할까?



인간은 감각부터 지각 그리고 복잡한 인지 작용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아마도 너무나 많은 자극을 효율성 있게 처리하기 위해 단순화 전략을 개발해왔기 때문이리라.

단순하고 분명한 것을 선호하는 성향은 유전자에 깊이 박혀 전해지고 있는 듯싶다.

최근 들어 유행하고 있는 줄임말도 처리할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도 복잡하게 얽히는 것보다 아주 단순하고 가벼운 쪽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일상의 삶은 수많은 관계와 책임 속에서 주기를 가지고 되풀이되곤 한다.

해야 할 일이 있고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은 긴장한다.

그런데 필수라고 할 이 긴장이 마음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마음은 단순화 전략을 쓰려고 시도한다.

인간관계나 일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이는 좋은 방법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

이때 아주 유력한 방법이 일상을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은 생존에 꼭 필요한 방식으로 짜여 있어서 일상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상을 완전히 떠난다는 것은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모험이기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시나마 일상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휴가를 내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주 훌륭한 해법이 된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활동이 여행이라는 조사 결과도 많이 나온다.


여행이 일상을 떠나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일상의 부담을 벗어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단지 부담을 피하는 것에서만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행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움, 불확실성에 대한 호기심,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요소는 참 많다.

그렇다면 일상은 힘들고 여행은 즐겁다는 결론을 내려도 좋을까?


아주 유감스럽게도 일상은 길고 여행은 짧다.

그래서 여행이 아무리 즐겁고 설레더라도 일상이 계속 힘든 여정이라면 인생은 힘들 수밖에.

일상을 여행처럼 설레고 즐겁게 할 수는 없을까?

묘수를 찾아야 한다.

도대체 일상은 왜 힘들어질까?


매너리즘이다.

처음에 말했듯 인간은 진화하면서 단순화 전략을 써 왔다.

그래서 경험한 것에 더 신경 쓰지 않으려 아는 걸 자동화하고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린다.

익숙한 것에는 에너지를 집중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상은 익숙하다.

그러기 때문에 일상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미 알고 익숙한 것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매너리즘은 권태감으로 경험되곤 한다.

이 자동화된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면?

여기에서 묘수가 발견된다.

익숙한 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다.

아니, 마음 자체를 새롭게 가지는 것이다.

'뻔히 아는 것'이란 생각 대신에 '이것은 뭐지?' 하고 들여다보는 것이다.


모든 일상을 다 새로운 호기심으로 맞이할 수는 없다.

아마도 너무나 많은 자극을 처리하느라 마음 에너지는 금방 고갈되고 말 것이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어렵게 찾아낸 묘수를 살릴 묘책을 발견해야 한다.

과연 묘책은 있을까?

있다.

'선택과 집중'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불필요한 자극에 휩쓸려서 마음을 효율성 있게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필요한 자극에 온전히 집중해서 에너지를 쓸 수 있다면?

잡념이 없이 온전하게 마음 에너지를 집중한다면 엄청난 능력이 생긴다.

이를 삼매라고 한다.

여행이든 일상이든 삼매의 상태에서는 잡념이 끼어들지 않기에 온전하게 체험된다.

삼매의 상태에서는 일상은 힘들고 여행은 즐거운 것이 아니라 둘 다 즐겁다.

다음 편에서 삼매를 좀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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