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착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지만 제 물건을 함부로 써서 망가뜨렸는데 미워해야 하는 것 맞죠?"
친구한테 속상한 청소년의 사연이다.
애착하는 물건을 친구가 함부로 써서 망가뜨렸다.
친구가 그렇게 싫었던 것은 처음이다.
(3월 1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끼고 아끼던 물건이다.
그런데 친구가 마구 써서 사망했다.
원래 착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다.
하지만 남 물건 함부로 쓰는 것은 밉다.
사연자는 아끼던 물건을 망가뜨린 친구가 밉다.
하지만 그 친구한테 호감이 있기에 싫은 마음이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미워해야 하는 것이 맞냐고 물었다.
양가감정이다.
애착과 원망이 동시에 일어났다.
공존할 수 없는 감정이기에 혼란스럽다.
이를 일러 양가감정이라고 한다.
어느 한 감정으로 정해지지 않아 당황한다.
친구를 좋아하지만 친구의 행동이 밉다.
밉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이가 멀어질까 두렵다.
속에만 담아두고 있으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애착은 원망이나 미움이라는 그림자를 갖는다.
애착할수록 원망이나 미움도 커지기 쉽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관계가 틀어지면 원수가 된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사연자한테 아끼던 물건과 친구는 다 애착 대상이었다.
그런데 친구가 물건을 망가뜨렸다.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과 친구의 행위가 정면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밉지만 미워해도 될지 겁도 난다.
마음에도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양가감정을 다 담을 수 있을 만큼 넓으면 좋겠다.
애착이 원망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이면 된다.
양가감정을 수용하는 능력이 성숙의 척도이기도 하다.

밝음이 좋고 어둠이 싫은가.
어둠이 좋고 밝음이 싫은가.
밝음과 어둠은 본래 하나의 현상이다.
선택이 아니라 수용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