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증
"19년 키운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는데 친구들이 애도하지 않아 실망스럽습니다."
친구들한테 실망한 사연이다.
마음이 단단히 틀어졌다.
소심증으로 보인다.
(3월 2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좁고 깊게 인간관계를 맺는 편이다.
20대 초반에 친해진 친구들이 가족만큼 소중하다.
이 친구들과 모든 고민을 공유한다.
그런데 최근에 일이 생겼다.
19년 키운 반려견이 죽었다.
슬픔에 빠져 있는데 친구들이 강아지 사진을 계속 올렸다.
그들이 즐거워하는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지만 서운했다.
일주일 정도 반응을 하지 않으니 연락이 왔다.
빨리 슬픔에서 벗어나라고 일부러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내 슬픔을 외면하는 그들이 밉다.
그들에게 내가 하찮은 존재인 것 같다.
예전처럼 좋아질 것 같지 않다.
사연자는 죽은 개를 생각하느라 친구를 잃고 있다.
가족만큼 소중하다면서 개만큼도 못한가 보다.
친구들이 사연자를 하찮게 여기는 것일까.
아니면 사연자가 친구들을 하찮게 여기는 것일까.
19년을 같이 산 반려견의 죽음은 슬플 것이다.
그런데 자기만큼 슬퍼하지 않는다고 친구들한테 서운한 마음을 품어도 될까.
친구들이 나름의 방법으로 위로하려 한 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을 텐데.
사연자의 좁은 마음이 안타까운 사연이다.
죽은 개가 산 친구들보다 못하단 말인가.
정신을 차릴 일이다.
애착하는 것에 빠지면 눈이 먼다.
더 늦기 전에 눈을 드고 현실을 직시해야 소중한 친구들을 잃지 않을 것이다.

사랑도 집착하면 괴로움이 된다.
집착이 강해질수록 마음은 좁아진다.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고 한다.
애착이 괴로움의 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