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정진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난 이 노래가 참 좋다.
특히 이 대목이 너무나 좋다.
왜?
내친김에 노래 가사를 처음부터 보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인생길을 가는데 길벗이 필요하다.
손잡고 함께 가는 길은 아무리 험난해도 든든하다.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어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어차 건네주자"
가는 길에서 만나는 산과 바다 같은 장애도 서로 힘을 모아 헤쳐 간다.
어려움을 만나 힘을 모으는 가운데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해 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 주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어두운 길을 계속 나아갈 수 없다.
힘든 장애를 헤쳐 오느라 지치고 피곤하기도 하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때 무리하지 말고 쉬었다 간다.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으며 서로 의지가 되어 회복하고 다시 나아간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굳이 가는가?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해서이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며 이미 하나가 된다.
갈등하고 다투는 것은 하나가 되지 못해서이다.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서 진행하다 보면 고비가 찾아온다.
지쳐서 피곤할 때 계속할지 그만둘지 결정을 해야 한다.
그만 두면 뜻한 일을 이룰 수 없다.
계속 밀고 나가면 무리가 되어 꺼꾸러질 수도 있다.
이때 쉴 줄 알아야 한다.
공부를 할 때에도 공부가 되든 안 되든 그냥 자리를 지키고 앉아 책을 보는 사람이 있다.
그냥 무조건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뜻을 이룰 수 있을까?
만약 계속 지속해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이런 방식이 최선일 것이다.
일이나 공부를 하다가 중간중간 휴식을 가지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는 것은 타협이 아니다.
가는 방향이 옳은지 점검하고 다시 방향을 잡는 지혜도 필요하다.
쉬는 동안 피로만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혹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살펴볼 여유도 가지는 것이다.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겠다.
진정한 정진은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노력은 균형과 조화 속에서 하는 것이다.
아픈 다리를 서로 기댈 때 하나 됨에 한 발짝 다가선다.
힘든 시절을 함께 겪는 길벗만큼 든든한 존재는 없다.
그런데 길벗을 느끼고 마음에 담는 것도 쉼으로 얻는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잠을 자야 원기가 회복된다.
쉬어야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장애를 만났을 때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밀어붙여도 안 된다.
잠시 쉬며 둘러볼 줄 알아야 한다.
잘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