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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14. 2019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비겁함

쓰레기 언론

잘 나가던 연예인이 하루아침에 매장된다.

가끔 있는 일이다.

그런데 세월이 하 수상하니 이 또한 석연치 않다.

하필이면 왜 이 시점에?

무엇을 덮고자 함일까?



정보화 시대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도 안방에서 볼 수 있다.

지구가 좁아진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소란스러운 것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모으던 연예인이 보도 한방에 매장되는 일은 가끔 벌어진다.

그런데 그런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제라도 터질 일을 쉬쉬하다가 어떤 필요가 생기면 터뜨려 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하필이면 왜 이 시점에서 그런 기사가 터지고 언론이 크게 떠들면서 여론몰이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

사건으로 사건을 덮어버리는 음모 말이다.


끔찍한 대학살을 저지르고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쓴 정책이 대중을 취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3S'라고 들어보았는가.

Sex, Sports, Screen를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해 권력의 힘을 이렇게 썼다.

자기들이 벌이는 범죄를 감추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장악해서 쓰레기로 만들어버렸다.


독재자들이 쓰는 수법들은 공통점이 있다.

대중들을 속이는 전략이다.

말초를 자극하는 가십거리를 퍼뜨려서 현실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다.

스포츠나 예술 같은 문화 영역이 이용된다.

대중이 주목하는 연예인들의 신상은 아주 훌륭한 도구가 된다.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민주화가 되었다는 세상에서도 기득권자들의 이런 불순한 공작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을 밝히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교묘한 수법들이 꽤 많다.

그 많은 수법들 가운데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법은 정말 비겁하고 치졸하지만 효과도 좋다.

막강한 권력을 누리는 자의 비행이 드러날 때 대중매체들의 동향을 보면 이런 수법이 보인다.


언론권력은 양지보다 음지에서 더 막강한 것 같다.

그들은 자기들 입맛에 맞추어 여론을 오도한다.

전체 틀을 짜고 왜곡된 정보를 필요에 따라 만들기도 하면서 여론몰이를 해 간다.

대중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일은 그들에게 아주 쉬운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언론이 사실을 공정하게 알려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러면서도 워낙에 그들이 가진 확성기 소리가 크다 보니 대중은 속고 만다.


정말로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고도 그들은 타격을 입지 않는다.

힘이 없어서 당한 억울한 사람들의 원성은 틀어막아 버린다.

정보화 사회라고 하지만 정보를 다루는 자들이 이미 편파적인데 어떻게 공정함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깨어있는 대중이 한 사람이라도 더욱더 필요하다.

쓰레기 언론에 놀아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언론계의 정화도 가능할 것이다.



적어도 의심은 해 보자.

언론에서 떠드는 소리에 흥분하기 전에 차분히 동기를 살펴보자.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저 사건이 저리도 크게 다루어지는가.

저들이 감추고자 하는 진짜 이슈가 무엇일까.

어느 연예인의 석연치 않은 자살과 그의 사망 10주년을 맞이해서 다시 거론된 한 언론사 사주의 가족들 이야기가 슬쩍 묻히도록 하는 시끌벅적한 사건들을 바라보며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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