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Mar 15. 2019

바르게 본다는 것

정견

눈으로 본 것은 사실일까?

착시도 있고 환영도 있다.

눈에 보인다고 해서 다 사실은 아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볼 수 있어야겠다.

잘못 볼 때 재앙이 시작된다.



정견(正見)이란 바르게 본다는 말이다.

무엇이 정견인가?

뜻밖에도 바르게 본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

먼저 바르게 보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말부터 보자.


편견(偏見)이란 말이 있다.

치우친 견해를 말한다.

편견은 찌그러진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자신의 일그러진 견해대로 보기 때문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한부모 가정의 자녀들은 성격이 비뚤어진다거나 가난한 사람들은 열등감을 갖는다는 식으로 단정해버린다.

편견에 갇힌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사견(邪見)이란 말도 있다.

삿된 견해를 말한다.

사견은 그릇된 관점이다.

올바르지 않게 보는 면에서 편견과 같지만 편견이 치우친 것이라면 사견은 잘못된 견해이다.

독재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온갖 사견을 퍼뜨린다.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좌파니 빨갱이니 하면서 몰아가는 것이 대표적인 사견이라 하겠다.


편견이든 사견이든 진실이 왜곡되면서 사람들은 착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있는 사물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데, 없는 것이 보이면 이를 환시(幻視)라고 한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영(幻影)을 보는 것은 착각이다.

상대방이 나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는데 위협을 느낀다면 착각인 것이다.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면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안전한데도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바르게 보지 못하는 이유는 많다.

단순한 착각으로도 바르게 보지 못한다.

편견이 있어도 바르게 보기 힘들다.

사견에 빠져 있으면 착각을 하면서도 착각인지 모른다.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제대로 보지 못한다.


살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고통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했을 때 마음 거울은 찌그러진다.

찌그러진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사실과 다르다.

현재 인류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보더라도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착각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착각,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착각,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진다는 착각...

개인 차원의 착각뿐 아니라 집단이 가지고 있는 편견은 얼마나 많은가.


수많은 오해와 착각 속에서 진실을 알고자 애써 온 것이 인류의 발전과정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세상을 보면서 온갖 시비를 일으킨다.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는 시간이 지나거나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바르게 보지 못하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에 의존해서 침 튀기며 싸우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할 것인가.

바르게 보는 것은 아직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부터 시작함이 마땅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감각일 뿐이다.

진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함을 알아야 비로소 바로 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

괜히 핏대 세우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비겁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