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연정
"중1 때 친해진 시크하고 예쁜 모범생 친구에게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중2 여학생의 고민이다.
우정인지 연정인지 헷갈린다.
둘은 다른 것이고 구분해야 할까.
(6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중1 때 친해진 친구가 있다.
활발하고 명랑한 나와 달리 조용하고 시크한 애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짝이 되면서 친해졌다.
모범생인 그 친구도 수업시간에 몰래 영화를 같이 보곤 했다.
2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라지고 조금 멀어졌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 썸남이 생겼다.
아쉬운 것은 나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모든 것을 얘기하는데 그 친구는 썸남 얘기를 안 해서 서운하다.
다른 친구들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둘 사이를 방해 놓고 싶지만 그 친구가 싫어할까 봐 둘이 있을 때 자리를 피해 준다.
그 친구에 대한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정이겠지?
사연자는 자신의 감정이 연정인지 우정인지 헷갈린다.
처음에 거리감이 있다가 친해져서 더 애틋할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도 자신이 일 순위 친구는 아닌 것 같다.
그 친구에게 더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서운하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질투도 생긴다.
이런 것으로 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정과 연정의 차이는 무엇일까.
더 근본적으로 두 감정을 구분해야 할까.
소유욕의 차이이지 싶다.
상대를 소유하고 독점하고 싶은 것이 연정일 것이다.
하지만 친구 사이에서도 상대를 이런 감정은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집착해서 괴로울 것이냐 집착에서 자유로워질 것이야가 아닐까.
소유하려 들면 갈등이 시작된다.
그냥 두고 바라보면 평화롭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그 감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