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Oct 22. 2023

인생 다시 사는 법

의존성

"남자친구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공부했는데 남자친구만 보고 공부를 안 했어요."

한 여성의 고민이다.

의존성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연이다.

하나에 의존하다가 그 하나마저 잃어버렸다.

(10월 2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무 의욕도 없이 살다가 두 살 어린 남자친구를 만나 재수를 선택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만 바라보고 실제로 공부를 안 했다.

이제 남자친구는 자기 공부를 하느라 나에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이기적으로 공부를 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된다.


사연자는 자기모순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친구 덕분에 의욕을 가지고 재수를 시작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만 바라보면서 공부를 안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남자친구는 자기 인생에 충실하지 못한 여자친구에게 실망할 것이다.

"너도 공부 좀 해라."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무시해도 좋을까.

설상가상으로 막상 남자친구가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 집중하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본다.

공부를 한다고 자기에게 소홀해지는 것 같아 배신감까지 느끼며 화가 난 것이다.


이런 여자친구라면 질리지 않을까 싶다.

호감을 느끼고 친절하게 대해서 사귀게 되었지만 막무가내로 의존해 오기만 하니 말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사연자 자신이 자신의 의존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공부가 급해서 신경을 덜 써 주는 남자친구가 야속한 것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마치 자신은 순정을 다하고 있고 남자친구는 이기적으로 자기만 생각한다고 보는 것 같다.

생각이 짧은 것일까.

남자친구와 연결고리가 되었던 것을 스스로 끊고 있는 것 아닐까.

사연자는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예 돌아보지도 않고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사람이 있다.

자기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합리적인 판단도 하지 못한다.

오로지 자기 생각대로 되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의존성으로 성장이 멈춘 상태다.



아이가 떼를 쓰면 어려서 그렇겠거니 하고 봐 줄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떼를 쓴다면 좋게 봐줄 수 없지 않은가.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철 모르는 아이에 머물기 쉽다.

의존성을 벗어나야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님 이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