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지사
"아빠가 30년 전에 외도한 일을 가지고 엄마가 한 달 넘게 아빠를 구박해서 답답합니다."
가족 갈등 사연이다.
지난 일이니 털어버리면 되는 것일까.
그동안 쌓인 한을 풀어야 하는 것일까.
(12월 1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의 추궁으로 아빠가 30년 전 외도 사실을 들켰다.
더 숨긴 것이 없는지 추궁해서 월급을 속인 사실도 드러났다.
엄마는 아빠를 때리고 물고 뜯으며 인간이하의 대접을 한다.
한 달 넘게 구박이 그치지 않는다.
외도는 회사 사람의 꼬임으로 두 번 정도 만난 것이란다.
월급은 모아서 목돈을 엄마에게 주실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생활비에 쪼들렸기에 전혀 달갑지 않다고 하신다.
나보고 방 안에 있으라 하는데 답답하다.
가족 사이의 갈등은 쉬운 듯 어렵다.
믿음이 있는 만큼 기대도 크기 마련이다.
사소한 오해에도 크게 부딪히는 이유다.
싸울수록 손해인데 멈추기 쉽지 않다.
30년 전의 일이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연자의 엄마는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나는 것 같다.
참으며 살아왔던 세월을 보상받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한 달 넘게 분풀이를 해도 분이 가시지 않는다.
사연자가 자식 입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부모님 사이의 일은 당연히 부모님의 몫이기에 뭐라 할 수 없겠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으로서 받는 피해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부모님 사이에 중재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여기의 삶에 눈길을 줘야 한다.
지난 일에 매달리면 지금 일을 놓치지 않겠는가.
한을 푸는 것과 한에 매달리는 것은 다르다.
한이 맺히는 것도 한이 풀리는 것도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는가.
갇혀 있으면 답답하다.
생각에 갇히면 보이지 않아 깜깜하다.
풀어주면 시원해진다.
무엇을 붙들고 씨름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