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마음
"장하지 않아요?"
애순의 시를 보고 편집장이 한 말이다.
편집장은 애순의 엄마 모습이다.
환생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어미의 마음으로 딸의 삶이 기특했던 것이다.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수많은 상징과 암시가 등장한다.
유채밭에서 애순이 던져버린 반지를 찾아낸 아이가 놀랍게도 애순 엄마의 환생이었다.
그 아이가 자라 편집장이 되어 애순의 시를 책으로 만들어준다.
삶은 돌고 돈다.
일회성 삶이라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저 순간순간 향락을 즐기다가 죽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윤회를 부정하는 순간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삶이 지금 이 순간으로 끝난다면 굳이 선행을 할 이유도 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
하지만 삶은 돌고 돈다.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딸이 걱정되어 시어머니에게 부탁까지 한 어미다.
애순의 삶이 벽에 부딪힐 때마다 어미는 꿈에, 상상 속에 나타나 힘이 되어준다.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그저 현실이 아닌 공상일 뿐이라고 치부해도 될까.
우리의 감각 자체가 자연의 극히 일부분만을 감지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답은 분명하다.
자기가 믿지 못한다고 해서 사실이 아니란 보장은 없다.
나는 환생과 윤회를 믿는다.
아니 곰곰이 따져보면 윤회나 환생이 있어야 설명되는 현상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삶이 일회성이라는 단견을 부정한다.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은 육신의 소멸과 함께 무로 돌아간다고 보기 어렵다.
애순의 어미가 환생해서 딸의 시집을 낸다.
원고를 읽고 기특하고 장한 마음에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소회를 말한다.
"장하지 않아요?"
시간과 공간이 확장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