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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30. 2019

삶이 각박해지는 이유

집착

열심히 사는데 여유는 더 없어진다?

여유롭게 살기 위해 애쓰는데 이상한 일이다.

혹시 헛된 힘을 쓰는 게 아닐까.

삶이 점점 각박해지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이 도를 닦고 싶었다.

주변을 정리하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인적도 없는 곳에 거처를 마련했다.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 좌선을 했다.

그런데 식량이 떨어졌다.

산을 내려가서 가까운 마을에서 식량을 구해 돌아와 다시 공부를 했다.

식량을 구하러 다니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래서 젖소를 한 마리 구했다.

우유를 마시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젖소를 먹이려 풀을 베어야 했다.

풀 베는 시간을 아끼려고 젖소를 돌볼 사람을 구하려 했다.


사람을 고용할만한 돈이 없었는데 마침 이 사람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

여자가 들어와서 뒷받침을 해주니 마음 놓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가 지쳤다.

마음을 달래주어야 했다.


결국 그는 산속에서 살림을 차리게 되었다.

아이가 생겨서 돈이 필요해지니 일을 해야 했다.

양봉도 하고 약초도 캐고 버섯도 기른다.

수입이 될 만한 일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위해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겼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효율성을 살려서 해결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명의 이기가 발달해서 힘든 일을 기계가 해 준다.

그러면 시간이 남아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 삶은 더 바빠지는 것일까?

혹시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래서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일을 할수록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일을 하면서 욕심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되었다.' 하고 만족하면 된다.

그런데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던가.

욕심이 생기고 집착하게 되면서 여유를 잃는다.

삶이 각박해지는 진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멋진 말이다.

처음 낸 마음을 잃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

집착이 생기면 떠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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