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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08. 2019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이상 품기의 미덕

"Boys, Be ambitious."

십 대 때 가슴 뛰었던 말이다.

큰 뜻을 품으란 말로 이해했다.

부작용도 있었다.



어릴 때 위인정을 읽으며 가슴이 뛰었다.

위인들한테 감정이입이 되면서 꿈이 커졌다.

슈바이처 박사처럼 인술을 펼치고 싶었다.

아직도 그 마음은 고스란히 남아 심장을 뛰게 한다.


고등학교 때 입시를 생각할 무렵 누군가 말해주었다.

"호랑이를 그리려 시작하면 고양이라도 그릴 수 있다."

목표를 크게 잡고 하다 보면 작은 성취라도 이루게 된다는 뜻이었다.

당시에 '끝까지 정확하게 그려서 호랑이를 그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바람직한 모양새를 그리고 가슴에 새김으로써 방향을 잡는다.

이상을 품지 못하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방황하기 십상이다.

마음에 그린 이상을 향해 나아가면서 힘을 얻는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상에 매달리면 지극히 평범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이상은 지금보다 더 나은 모양으로 만들기 마련이다.

이상과 견주면 현실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쫓기게 된다.


그냥 편하게 쉬어도 되는데 왠지 모르게 쫓기는 기분이 든다는 사람이 많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을 품으며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그래서 마음 놓고 쉬지 못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이상을 품지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내는데 급급한 삶은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이상과 견주어 현실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꿈을 이루지 못한 좌절감이 큰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을 품되 마음은 지금 여기에 두어야 한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발을 딛고 있는 이 자리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불행해진다.



목표가 없으면 헤맨다.

이상을 가슴에 품을 때 인생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발은 땅에 디뎌야 한다.

목표를 향하되 발 밑은 잘 살피며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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