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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0. 2019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유명무실

'눈이 있어도 못 보고 귀가 있어도 못 듣는다.'

보지 못하는 눈, 듣지 못하는 귀는 있으나마나.

바르게 생각할 줄 모르는 머리도 마찬가지.

이를 일컬어 유명무실이라 한다.



이름은 있으나 실속은 없는 것.

구색을 갖춰놓긴 했으나 쓸모없는 것을 말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공연히 자리만 차지하니까 말이다.


사회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구성원으로 구성된다.

한 개인의 몸이 머리, 몸통, 팔다리로 구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이든 사회든 어떤 부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병들고 만다.

각자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야 전체가 순조롭다.


눈은 보고 귀는 듣는다.

그런데 보지 못하는 눈이나 듣지 못하는 귀는?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데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시력을 잃은 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청력을 잃은 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기능이 멀쩡한데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길까.


사실 눈이나 귀는 통로일 뿐이다.

보고 듣는 것은 마음이 한다.

마음이 눈과 귀를 사용해서 보고 듣는다.

마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눈이나 귀는 있으나마나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면?

눈과 귀는 쓸모가 없다.

답을 정해놓고 생각을 한다면?

사실상 그 많은 자료나 사실들이 소용이 없다.


눈이나 귀가 하는 일은 마음과 세상을 이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이 독주해버리면?

눈이나 귀는 유명무실해진다.

눈이 보지 못하고 귀가 듣지 못하게 되고 만다.


적폐가 쌓이면 그 부분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언론이 타락할 때 눈과 귀가 막힌다.

정치가 타락할 때 불의가 판친다.

적폐를 청산할 때 비로소 막혔던 눈과 귀가 뚫린다.


제대로 보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제대로 듣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굳은 생각으로 눈과 귀를 짓누르지 말아야 한다.

진실을 알고자 애써야 한다.



마음이 깨끗해야 눈과 귀가 열린다.

안다는 자만을 버려야 때가 끼지 않는다.

진실을 알고자 마음먹어야 안다는 자만을 깰 수 있다.

모두 다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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