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
"가족들에게 소외감을 느껴요."
고3 여학생의 사연이다.
생각과 느낌이 따로 논다.
왜 자꾸 실망하고 우울해하는지 모르겠단다.
(4월 21일 참나원 방송)

사연자는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3이다.
기숙사는 서로 위해주는 분위기다.
적응하는데 1년 걸렸다.
그런데 집에서는 외톨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엄마한테 밥을 달라면 싫어하는 기색이 느껴져서 밥을 밖에서 먹는다.
여동생이 있는데 여동생은 성격이 밝다.
사연자를 빼고 음식을 시켜먹고는 식은 음식을 한 조각 남겨준단다.
차라리 남기지 말고 몰래 시켜먹으면 좋겠다 싶다.
엄마한테 한번 울면서 말한 적이 있다.
엄마는 화를 내셨다.
사연자도 가족들이 자기를 소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자꾸 서운한 마음이 들고 우울해지는 영문을 모르겠단다.
사연자 마음에 자꾸 쌓이는 응어리의 정체가 무엇일까.
관심이나 애정을 구하는 소속감 욕구다.
소속감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서 해결되지 못한 욕구가 응어리로 쌓인다.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사연자는 기숙사에 적응하는데 1년이 걸렸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삼키면서 되새기는 편이다.
낯가림이 심하고 뒤끝이 강한 것이다.
우울해지기 쉽다.
자신의 소속감 욕구를 자각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욕구를 만족하기 위한 행동을 하면 된다.
욕구와 행동이 서로 어긋나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좌절하면서 결핍감은 점점 더 커진다.
생각으로는 가족이 자신을 따돌리는 것이 아닌 줄 안다.
서운하고 소외감을 느끼는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은 멀고 느낌은 가깝다.
자꾸 여유를 잃게 된다.
느낌을 일으키는 생각을 차분히 바라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거리감을 느끼겠구나.'
이 사실을 발견하면 현실적인 노력을 할 수 있다.
약간의 변화를 주어도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낯가림은 거리감을 만든다.
거리감이 있으면 낯을 가린다.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일까.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볼 때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