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의 감옥
"내가 바빠서 그런데 여기 도장이나 찍어주슈~"
영화 '인터쳐블: 1%의 우정'에서 주인공들이 만나는 장면이다.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화된다면 어떨까.
어쩌면 너무 일찌감치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5월 22일 참나원 방송)

필립은 상위 1%에 속한다.
하지만 사고로 전신마비 상해를 입어 몸을 전혀 쓰지 못한다.
좌절과 절망으로 까칠해져 있다.
돌봐 줄 집사를 구한다.
드리스는 하위 1%에 속한다.
많은 식구가 먹고살기 힘들어 집에서 쫓겨났다.
그렇다고 열심히 살고자 하지도 않는다.
생계지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면접을 보러 다닌다.
앞에서 말한 대사는 면접을 보러 간 드리스가 새치기를 하고 한 말이다.
필립은 2주만 견디면 도장을 찍어줄 수 있다고 제안한다.
골탕을 먹일 속셈이었을 것이다.
드리스는 오기가 생겨 제안을 받아들인다.
모든 면에서 이질적인 둘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뜻밖으로 흘러간다.
결국 둘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
필립은 스스럼없이 자신을 대하는 드리스한테 호감을 느낀다.
상위 1%로 지켜야 했던 격식을 깨면서 해방감을 맛본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느냐"는 드리스의 질문이 그를 깨운다.
자신이 관념에 갇혀 있었음을 깨닫고 비로소 주변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드리스는 원래 미술에 소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집안 형편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필립이 드리스를 후원하고자 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감동을 주는 코믹 영화다.
프랑스판인데 미국판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 둘 다 백인이지만 드리스를 흑인으로 각색해서 대비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과장이 없더라도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한 이야기다.

'불가능한 것'과 '불가능하다 생각되는 것'은 다르다.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스스로 정한 한계에 갇혀버리는 것을 '관념의 감옥'이라 부를 만하다.
관념으로 지은 감옥을 부순다면 얼마나 자유로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