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Dec 14. 2018

정성인가 기법인가?

상담 효과 분석

상담 효과는 어디에서 나올까?

내담자의 절박함?

상담자의 기량?

내담자와 상담자의 궁합?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상담의 효과는 무엇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내담자의 만족도가 중요할 것이다.

상담을 해서 문제가 해결되고 내담자가 행복을 느낀다면 효과적인 상담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 당사자인 내담자가 만족하느냐가 효과를 판단하는 알기 쉬운 기준이다.

그렇다면 내담자는 상담의 어떤 부분에 만족하게 될까?


내담자가 상담에 기대하는 바는 경험이나 지식, 정보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신경정신과에서 특별한 설명도 없이 약만 처방받았던 경험이 있는 내담자라면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의사의 약 처방을 받는데 익숙해진 사람은 약도 처방해주지 않으면서 이야기만 나누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내담자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느냐가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상담에 임하는 상담자의 태도에 감동을 느껴서 상담을 만족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진심으로 염려해주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고자 애쓰는 상담자한테 인간적인 신뢰와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다.

누군가 나를 위해서 진심으로 정성을 쏟는다고 생각한다면 문제 해결 여부와 상관없이 큭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다.


진심으로 정성을 쏟는 상담자와 문제를 해결하는 기법이 뛰어난 상담자 가운데 내담자들은 어떤 상담자를 더 원할까?

언뜻 생각하기로는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만큼 효과를 보아야 할 테고, 그러려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것이다.

그래서 일단 유능한 상담자를 만나고 싶고 실제로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우선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내담자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실제로 꼭 풀어야 할 문제라면 유능한 상담자를 더 좋아하게 되겠지만, 실제로 상담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은 마음먹기 따라서 달라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상담 관계 속에서 얼마나 진지한 관심과 배려를 받는 느낌이 드느냐에 따라 문제 자체가 다르게 여겨질 수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상담자의 진지하고 정성 어린 태도가 내담자한테는 가장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느낌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내담자한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끔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아 둘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원인을 분석하거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명확한 판단을 하고 내담자가 이해할 수 있게끔 알려주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상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기법을 잘 익혀두어서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다면 유능한 상담자가 될 수 있겠다.

상담자의 전문적 자질을 상담자가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는 참 묘한 부분이 있다.

유능함보다 진정성에 인간적으로 더 끌리곤 한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빈틈없는 철저함보다 허술한 약점도 가지고 있으나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

훌륭한 기법을 갖춘 상담자가 진심 어린 정성을 쏟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정성과 기법 가운데 좀 더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기량이 조금 부족하면 더 많은 정성과 노력으로 보완해서 균형을 맞춘다.


특히 상담이란 활동은 내담자가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상담자와 주고받는 내용이 문제 중심이냐 관계 중심이냐에 따라 느껴지는 온도가 다르다.

이루어야 할 객관적인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을 다루는 것이 보통이기에 문제 중심으로 접근하더라도 내담자가 느끼는 상담자의 태도는 아주 중요하다.

인간적으로 반감이나 저항이 들지 않고 호감과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게끔 상담자는 자신을 가다듬어 두어야 한다.



훌륭한 기법을 갖추었더라도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내담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내담자는 상담자의 진심 어린 태도에 마음이 움직인다.

상담자의 진지한 관심과 정성 어린 배려를 내담자가 느길 수 있다면 상담 효과는 보장되는 셈이다.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크게 위안을 얻는다.

이해받는 느낌은 기법이 아니라 정성에서 나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담자의 양가감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