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토라래 현상

낙인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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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다른 남자와 성관계하는 것을 자꾸 상상합니다."

한 남자의 고민이다.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변태 성향의 하나인 것 같다.

(12월 2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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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와 여자 친구는 서로 사랑한다.

사연자의 고백으로 사귀게 되었다.

고백할 당시 여자 친구는 애인이 있었다.

지금 여자 친구한테 남자 문제는 없다.


한 번은 성관계를 하다가 여자 친구가 "오빠"라고 했다.

전 애인을 떠올려 실수로 내뱉은 신음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섹시해 보였다.

그 이후로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상상이 자꾸 일어난다.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흥분이 된다.

내토라래 현상인 것 같다.

내토라래 현상이란 일본의 성 풍습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자신의 애인이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을 보거나 같이 하면서 즐기는 행위다.

내토라세라고도 한다.

아무튼 일반 상식을 거스르는 성관념이다.

사연자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이 내토라래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사연자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진짜 문제를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

낙인을 찍듯 이름을 붙여버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자신이 우울증이라 믿으면서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 경우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사연자는 집착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애인을 온전하게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전 경험이 있어서 결함이 생겼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 판단을 직면하지 못하고 슬며시 생각을 왜곡시킨다.


자신의 욕망이 실현될 수 없음을 직면하는 것은 괴롭다.

그래서 욕망을 변질시킨다.

변질된 욕망이 변태 성향으로 나타난다.

알고 보면 자기중심적 소유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현실을 직면할 용기가 없을 때 공상이나 상상으로 도망갈 수 있다.

그냥 도망가면 괴로우니까 그럴듯한 이유를 찾는다.

내토라래 현상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위안을 얻는다.

자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또 있으니까 조금 안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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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붙여 낙인을 찍는다.

그 속으로 도피해서 안심한다.

이것이 현실에서 도망가는 그럴듯한 방법이다.

풀어야 할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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