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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4. 2021

학교 방송부 때문에 미치겠어요

회피 갈등

"방송부 가기 싫은데 확실한 핑곗거리가 없을까요?"

이제 2학년이 되는 여고생 사연이다.

부담스러운 일을 피하고 싶다.

과연 피하는 것이 좋을까.

(2월 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신문방송학과에 갈 생각이었기에 방송부에 들었다.

그런데 방송부 일이 너무 많고 선배들이 괴롭혀서 싫었다.

진로도 바꾸고 해서 그만두기로 했다.

하지만 졸업식 예행연습에 참여해야 한다.


마침 학생회 일이 있어서 빠지려 했더니 선생님이 다녀 오란다.

다음 주 월요일에 방송부 갈 생각을 하면 너무 싫다.

아프다는 구실로 빠질까 했지만 물 건너갔다.

친구와 영화 본 사진을 올린 것을 선배가 보았기 때문이다.


사연자는 부담스러운 일을 피하려 하고 있다.

누구든 부담스러운 일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그만두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는데 한 번을 참지 못할까.

견뎌내는 힘이 너무 약하지 않나 싶다.


부담을 견디고 버티는 힘도 필요하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겠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은 어쩔 것인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도 있다.

발상의 전환이다.


방송부에 어차피 한 번은 가야 한다.

너무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트레스가 된다.

하지만 '싫은 것이 한 번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계속되지 않고 한 번만 겪고 끝나니까 좋지 않은가.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인생길에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얼마든지 마주칠 수 있다.

항상 피하기만 한다면 인생이 어떻게 될까.

마주해서 겪어냄으로써 힘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항상 자신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대상이나 자극에만 마음을 쓰면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대상이나 자극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싫은 것은 마주하지 않으면 된다.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한다면 싫어하지 않으면 된다.

싫고 싫지 않은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스스로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의 마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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