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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5. 2021

아들의 사춘기

폭력성

"아들이 집을 나가려고 합니다."

14세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 어머니의 하소연이다.

아들이 말을 듣지 않고 난폭하기까지 하다.

사연자는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할 수 없다.

(2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어릴 때 헤어졌던 아들과 다시 같이 산 지 17개월이 되었다.

이제 14살인 아들이 통 말을 듣지 않는다.

숙제도 안 하고 게임을 하루 12시간 이상 한다.

같은 방을 쓰는데 잠을 자지 못할 정도다.


야단을 쳐도 소용이 없다.

경고를 해도 말을 듣지 않아 핸드폰을 부쉈더니 집을 나가겠단다.

날라리들이 모이는 그룹 홈으로 가겠다고 한다.

자기보다 한 살 많은 아는 형이 자기한테 오라고 한다.


엄마한테 쌍욕도 서슴지 않는다.

경찰한테 신고해서 엄마가 학대를 했다고 주장해서 보호시설로 가게 되었다.

아들과 함께 살고 싶은데 이렇게 된 것이 화가 난다.

아들을 꼬드긴 녀석한테 욕을 퍼부어주고 싶다.


사연자는 흥분한 상태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모른다.

아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깜깜하다.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른다.


자신의 거친 행동이 아들한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안다면 어떨까.

아들의 난폭한 폭력성이 무엇 때문일지 헤아린다면?

그저 아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욕심만 있지 현실에는 무지하다.

자기 성찰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익혀야 한다.


폭력성은 전염되기 쉽다.

굳이 유전을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사람은 보고 배운다.

아들이 사연자한테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6살 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산 지 17개월이 되었다.

모자간이라 하지만 낯설었을 것이다.

다시 친숙해지는 기간 동안 아들은 엄마의 어떤 모습을 보았을까.

그 결과가 지금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봐도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아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럴 때 무지한 엄마를 잘 이끌어줄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참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폭력은 폭력을 낳기 마련이다.

성찰과 소통은 백신이자 치료제가 된다.

무엇보다 자신을 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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