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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02. 2019

마음에 힘을 얻기

주의 집중

'뿐도사'가 있었다.

이 사람은 모든 것을 마음에 담지 않고 그냥 오직 '~뿐'이라며 흘려버렸다.

배가 고파도 그냥 '배가 고플 뿐'이라며 가만히 있어서 아내가 밥을 먹여주어야 할 정도였다.

어느 날 아내가 일이 있어서 집을 보름 정도 비워야 했다.

고민하던 아내는 떡을 목걸이처럼 만들어서 남편의 목에 걸어주었다.

아무리 게을러도 그것은 먹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은 죽어있었다.

떡 목걸이를 돌리는 것도 귀찮아 입이 닿는 부분만 먹었기 때문이었다.



마음을 가볍게 하려면 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다 놓아버리면 뿐도사처럼 될 수도 있겠다.

온갖 욕심을 부리면서 이것저것 계산하느라 복잡해지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 반대로 마음에 아무것도 담지 않으면 어떨까?

그러면 반대편 극단으로 가버린다.

자신은 가볍고 편할지 몰라도 주변 사람들은 죽을 맛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자연 생태계를 보더라도 목숨을 유지하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동물들이 비만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먹이를 구해야 하고 그러려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저절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노력을 해야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인생살이는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란 존재는 생각할 줄 아는 특성을 지녔다.

생각이라는 것이 양면을 지니고 있어서 사람은 생각의 힘으로 지구의 주인처럼 행세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생각으로 인해 온갖 번민에 휩싸여서 고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그냥 본능대로 살면 인간의 특성을 잃고 만다.


뿐도사는 물론 극단적인 인물이다.

생존하고자 하는 욕망이 아주 근본적이고 강하기 때문에 뿐도사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아주 낮다.

하지만 생각이 한쪽으로 몰리면 욕구가 변질되기도 한다.

정말로 자신의 목숨조차 덧없다고 느껴서 힘을 다 빼고 놓아버리면 자연스럽게 죽는다.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열심히 살아갈 어떤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면 의욕이 사라진다.

의욕이 사라지면서 따라오는 것은 무력감과 우울, 그리고 결국 허무한 죽음이다.

그래서 의미 있게 살아갈만한 힘을 얻어야 한다.

살아가려면 힘을 써야 하고 그러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힘을 얻는가?


힘은 집중에서 나온다.

마음이 모여야 힘이 생기는 법이다.

그런데 욕심이 많을 경우에 마음은 한 곳으로 집중되기 어렵다.

그래서 욕심이 많을수록 마음은 복잡해지고 힘이 집중되지 않으니 이루는 일도 없어진다.

결국 실패와 좌절로 고통을 받고 만다.


마음을 완전히 놓아버려서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않는다면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없어서 허무해지고 만다.

답은 때에 따라 잡기도 하고 놓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할 만한 곳에 마음을 모아서 힘을 쓰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마음을 놓는다.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는데 집중하고 일을 할 때는 일에 집중한다.

이렇게 보면 놓아버림과 집중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 온전한 행위의 양면이 된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놓아버릴 때 사물이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보인다.

지금 힘을 써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이면 그것에 힘을 쓴다.

그것을 다한 후에 또 힘을 쓸만한 다른 것에 집중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면 된다.

힘을 모을 때와 힘을 뺄 때를 잘 구분하는 것을 '때를 안다', 또는 '철이 든다'라고 한다.

사계절을 알아서 그에 맞는 삶을 살 때 삶이 조화롭고 원만해진다.

그래서 지혜롭게 성숙하는 것을 '철이 든다'라고 표현한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쉬고 필요하면 일을 한다.

때를 잘 알아서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힘을 쓸 때와 힘을 뺄 때를 잘 구분할 줄 알아야 하겠다.

마음을 비워 맑고 가볍게 했을 때 어디에 힘을 얼마나 써야 할지 보인다.

힘을 쓸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롯이 그것에 집중한다.

결국 내려놓음과 집중함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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