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May 31. 2021

헤어졌는데 힘들어요

미련

"헤어지기로 하고 나서 마음이 갈팡질팡해서 힘들어요."

사귄 지 2년쯤 된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

남자 쪽에서 먼저 이별하자고 했다.

사연자는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힘들다.

(5월 3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남자 친구가 군대도 가야 해서 앞으로 잘해 줄 자신이 없다며 헤어지자 했다.

하지만 생일은 챙겨주겠다고 해서 그럴 필요 없다고 거절했다.

쿨하게 잘 살라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다.


이별통보를 받은 후 연락할 일이 생겼다.

잘해주어서 고맙다고 하길래 앞으로 연락하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

언젠가 만나더라도 당분간은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같아 힘들다.


연애는 영원한 미지수일까.

깔끔한 만남과 이별은 안 되는 것일까.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겪는 괴로움 가운데 '애별리고'라는 것이 있다.

사랑하는 대상과 헤어지는 괴로움이다.

당연히 괴로울 것 같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사랑하는 대상과 멀어지는 것 자체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대상과 떨어지지 않으려는 집착 때문에 괴롭다.

집착이 적으면 괴로움도 적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결국 괴로움은 자신의 집착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사연자는 남자 친구와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붙들고 있다.

이별 통보를 받고 떠오른 것은 다정했던 순간들이었다.

이제 마주하게 된 이별과 행복했던 기억이 부딪힌다.

괜찮은 척해보려 해도 마음은 쓰리고 아프다.


어찌 보면 남자 친구가 사연자보다 더 뒤숭숭할 수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군 입대를 앞두고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만약 사연자가 성숙한 사람이라면 남자 친구의 사정을 공감하며 이해해주었을 수 있다.

집착을 넘어서서 상대의 입장까지 살필 줄 안다면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풋사랑은 서툴다.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린다.

아픔을 겪으며 익어간다.

집착과 미련이 이해와 공감으로 진화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상사한테 미안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