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_12회
드디어, 마이너스 통장에서 벗어나다
2026.1.29. 목(D-336)
퇴직연금이 이체되었다는 알람이 왔다.
마이너스 통장이 플러스 통장으로 바뀌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나는 늘 용돈보다 지출이 많았다. 그 결과 마이너스 통장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매달 쌓이는 적자는 은근한 스트레스로 따라다녔다. 이제 그 부담에서 벗어났다. 퇴직과 함께 얻은 자유에, 비로소 동력이 붙은 느낌이다.
직장생활 동안 마이너스였던 것은 금융만이 아니었다.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 나는 그동안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인다고 믿었다. 마음만 독하게 먹으면 무엇이든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몸이 지친 상태에서는 아무리 마음을 다독여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결국 몸으로 알게 되었다.
통장이 플러스가 된 기념으로, 삶에서도 세 가지를 플러스로 채우고 싶다.
첫째는 근육이다. 체중은 줄이고 근육은 키우고 싶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면,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따라 건강해진다.
둘째는 책이다. 장자와 주역. 그동안 읽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책들을 올해는 꾸준히 읽고 싶다.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싶다.
마지막은 브런치스토리를 통한 창작이다.
이제는 자유인으로, 누구의 제약도 없이 글을 쓰려 한다.
잘 쓰는 글보다, 지금의 나를 속이지 않는 글을 남기고 싶다.
통장이 플러스로 바뀐 이 날이, 삶의 속도를 다시 고르는 조용한 기준점으로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