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의 삼거리길

자작시_창문 밖의 삼거리길

by 광풍제월

창문 밖의 삼거리길


도서관 창 너머로

세상이 흐른다.


유리 한 장 사이에 두고

나는 멈춰 있고

바깥은 지나간다.


자동차가 스치고

길가의 한 남자가 담배를 문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나는 그 안에 없다.


창은 공간이 아니라

나와 세계 사이의 간격.


곧장 오르면 홍릉공원,

내려가면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왼편으로 꺾이면

주택이 이어진 골목.


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다른 두 개의 나는

되돌아오지 못할 쪽으로 밀려난다.


행복은

내가 닿은 곳에 있는가,

아니면

닿지 못한 길 위에 남아 있는가.


한 사람이 들어오고

한 사람이 나간다.

두 사람이 스쳐 지난다.


나는 여전히 창 안에 있다.

이 자리 또한

하나의 삼거리처럼.


그리고 아직,

나는 앉아 있다.

20260213_113923.jpg 도서관앞 삼거리길(2026.2.13)


매거진의 이전글홍릉공원 낙엽을 밟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