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_창문 밖의 삼거리길
창문 밖의 삼거리길
도서관 창 너머로
세상이 흐른다.
유리 한 장 사이에 두고
나는 멈춰 있고
바깥은 지나간다.
자동차가 스치고
길가의 한 남자가 담배를 문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나는 그 안에 없다.
창은 공간이 아니라
나와 세계 사이의 간격.
곧장 오르면 홍릉공원,
내려가면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왼편으로 꺾이면
주택이 이어진 골목.
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다른 두 개의 나는
되돌아오지 못할 쪽으로 밀려난다.
행복은
내가 닿은 곳에 있는가,
아니면
닿지 못한 길 위에 남아 있는가.
한 사람이 들어오고
한 사람이 나간다.
두 사람이 스쳐 지난다.
나는 여전히 창 안에 있다.
이 자리 또한
하나의 삼거리처럼.
그리고 아직,
나는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