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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자기 성찰

성찰_25회

by 광풍제월

자기 성찰

1987. 8. 1.


군에 입대한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렸다. 5월 2일 이곳 자대로 배치받아 헤매던 일이 어제 같은데 벌써 8월 1일이니 말이다.


군생활이 야간생활이라 육체적으로는 예비사단보다 편한지는 모른다. 밤새껏 근무서고 낮에 잠자고 오후에 작업하고 저녁 먹고 또 근무를 서는 일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되풀이되는 일을 3년 동안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바다를 보면서 계속 생활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은 나의 발전에 어떤 역할이 되어 줄까? 군생활을 흔히들 인생의 가치관이 다시 재정립된다고들 한다.


사회로 진출하기 전단계로서 군생활을 통하여 건전한 육체 확고한 가치관, 진리를 위한 절대정신, 정의를 위한 몸부림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표현을 빌어쓰면 군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우들과의 관계, 동기들과의 관계, 상급자와의 관계, 진정한 발전을 위한 몸부림.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굴레를 벗기 위한 부단한 작업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굴레, 이것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이것은 자신의 머리를 제 영역에 발전시키는 것이 아닐까. 희미한 거울을 깨끗이 닦는 것과 같이 말이다. 재명덕(在明德)이라는 말은 이와 같은 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발전하는 사회, 급변하는 사회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잘못되고 순조롭지 않고 부정된 것이 있다면 옆에서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과감히 맞서는 것이다. 그래 군에서 잘못된 것은 버리고 좋은 측면은 받아들이자. 오늘도 하루가 흘려간다. 이젠 시간이 지난다는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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