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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작시

구름멍의 행복

자작시_구름멍

by 광풍제월

구름멍의 행복

2024.7.31. 수요일


장마가 지나간 하늘은 가을 하늘을 연상케 한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3층 위 옥상에서 바라본 하늘은 심산유곡에서 바라보는 하늘처럼 맑고 푸르다.


가부좌를 틀고 구름멍을 하였다.

한 시간 동안 구름이 흘려가는 모양대로 나의 마음이 따라갔다.


뭉게구름은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하얀색이 강해 명도가 올라가고 내려올수록 회색으로 바뀐다.

구름이 유영하면서 다른 구름과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새로운 구름을 만들기도 한다.


신선한 바람이 피아노 건반을 스치자 참매미와 텃새들의 교향악이 울려 퍼졌다.


파란 하늘이 바다가 되고 흰 구름이 섬으로 바뀌었다.

흰 구름의 가장자리를 연결하면서 이렇게 큰 다도해가 우리나라에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때 다시 매미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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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멍(구름의 흐름에 나를 맡기고 구름의 모양에 빠져버린 행복, 2024.7.31 서울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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