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약을 먹이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 등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치료제들이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여 공부 잘해지는 약’으로 둔갑했다. 치열한 초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자녀가 살아남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의 발로일 것이다.
자녀의 집중력에 대한 관심은 꼭 성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가정에 보급된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들은 아이들의 주의력을 너무 쉽게 흩으려 놓고 있다. 집중하지 못하는 자녀들을 볼 때마다 부모의 근심은 깊어진다.
그렇다고 자녀의 삶에서 스마트 기기를 완전히 없앨 수도 없다. 코로나 사태로 주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현재는 더욱 그렇다. 당연히 약 의존도 안된다. ADHD가 아닌 아이들의 약을 복용했을 경우 부작용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들의 집중력을 건전하게 올려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높은 집중력을 아이들이 평생 영위할 수 있을까? 오늘 리뷰할 니르 이얄의 <초집중>에 그 해답들이 나와 있다.
<초집중>의 저자 니르 이얄은 원래 우리의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닌 약화시키는 데에 최고 전문가였다. 니르 이얄은 우리가 딴짓거리에 빠지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전작이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훅>을 통해 사람들을 상품 중독에 빠지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철학자 폴 비릴리오는 “배를 발명하는 순간 침몰도 발명된다.”라고 말했다. 니르 이얄은 제품의 집중도는 높여 놓았지만 우리가 진정 집중해야 할 것들을 방해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그래서 니르 이얄은 <초집중>을 썼다. 독의 달인이 해독의 달인이기도 하다.
니르 이얄은 <초집중>에서 탄탄한 이론과 업계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 모두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초집중>에 대한 극찬은 대단할 정도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의 마크 맨슨, <기브앤테이크> <오리지널스>의 애덤 그랜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제임스 클리어,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 방정식>의 에릭 바커 등 자기계발 쪽에 둘째라면 서러운 슈퍼작가들이 <초집중>을 추천했다. 에릭 바커는 심지어 <초집중>을 “값을 매길 수 없는 책, 안 읽으면 반드시 후회할 책이다.”라고 까지 말했다. 당연히 <초집중> 또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이미 올랐다.
<초집중>은 자녀의 집중력을 위해서 읽어도 좋지만 솔직히 부모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매우 훌륭한 책이다. 자기 자신과 자녀의 집중력을 위한다면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자 그렇다면 자녀들의 집중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부모가 말 그대로 ‘집중’해야 할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 <초집중>에 나온 여러 해법들 중 내가 생각하는 가장 결정적 1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자녀들의 집중력을 평생 올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자율성’이다.
캘리포니아 연구에서 미국 아이들과 과테말라의 마야족 아이들의 집중력을 비교했다. 흥미롭게도 집중력 유지시간은 마야족 아이들이 미국 아이들보다 2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이들의 자율성 차이였다.
연구에 의하면 미국 아이들이 받는 규제는 일반적인 성인의 10배, 현역 해병대의 2배, 심지어 수감 중인 중범죄자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십 년간 미야족 부락을 연구한 심리학자 수잰 개스킨스는 마야족 부모는 자녀에게 엄청난 자유를 허용한다고 말한다.
“(마야족) 엄마가 대신 목표를 정하고 미끼와 보상을 통해 목표 달성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직접 목표를 정해요. 그러고 나서 부모가 어떤 식으로든 목표 달성을 도와주죠.”
더 흥미로운 사실은 마야족 아이들 중에서도 서양식 정규교육의 경험이 적은 아이들이 집중력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율성은 집중력을 올려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나는 나의 자녀에게 얼마나 자율적 권한을 주고 있는지. 아이들에 대한 규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강력한 규제 안에서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자율성은 왜 집중력을 올려주는 것일까? 스스로 결정을 할 때 자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율성은 내적 동기를 추동하며 내적 동기는 포기하지 않는 힘과 몰입을 선물해 준다.
하지만 자율성 부여가 방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부모는 잊지 말아야 한다. 자율권 권한을 준다고 해서 아이 마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녀는 아직 어리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모니터링해 아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부모가 정해준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게임이나 유튜브를 본다고 했을 때 아이들 스스로 시간을 정하게 하되 선을 그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부정적 연구 결과가 초창기에 많이 나왔지만 연구가 쌓이면서 2시간 이내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아이들에게 생각보다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단, 만 2세 이하의 영아들은 문제가 된다.)
진짜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5시간 이상 게임에 몰두하거나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그 또한 게임이나 스마트 기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가 애매하다. 무슨 문제가 있어 그렇게 게임이나 스마트기기에 몰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연령대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2~3시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을 정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부모가 정해준 큰 틀 안에서, 부모가 제시한 여러 선택안 중에서 아이들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선택할 때 자율성은 꽃이 피고 집중력이라는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줄 때 부모에게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율권을 행사하면서 실수도 할 수 있고 좌충우돌할 수도 있다. 부모가 목표한 곳으로 가는 데에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
더불어 부모가 서포트해주는 가운데 아이들이 자신의 자율권을 잘 행사했을 때 결국 내 아이가 한 사람의 존재로서 든든하게 설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부모의 성숙한 인내와 믿음이 결국 아이를 초집중자로 만들게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율권은 집중력뿐만 아니라 창의성이라는 또 다른 열매를 맺어준다. 미국 아이 기준으로 일반적인 아이들의 경우 가정 규칙이 평균 6개이지만 극도로 창의적인 아이들은 가정 규칙이 평균 1개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비체계적인 놀이를 가족이 함께 하면 좋다. 새로운 규칙을 정할 때 아이들에게 권한을 주고 스스로 정한 규칙에 따라 가족과 함께 놀이를 할 때 집중력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관계성 또한 좋아질 것이다.
<초집중>에는 더 자세하고 훌륭한 팁들이 많다. 부모인 자신과 자녀 모두의 집중력 향상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초집중>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