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지역에서 사는 것처럼 암울한 삶이 있다.
바로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이다. 연구 결과가 그렇다.
기혼자는 건강, 재산, 성관계 등에서 미혼자보다 훨씬 유리하다. 단, 행복한 부부생활이어야만 한다. 악화된 부부생활을 하는 기혼자는 미혼자보다 더 불행하며 건강도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그리고 신기하게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생활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결혼한 사람들이면 백이면 백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완전히 다른 남녀가 만나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왕 결혼을 했다면, 결혼을 할 생각이라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소개할 큐블리케이션 추천 책 <결혼학개론>은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 부부생활의 방향을 돌이켜 행복의 고속도로로 가기 위한 최고 수준의 부부생활 지침서이다.
원서의 부제 ‘The art and science of staying together’를 통해 알 수 있듯 <결혼학개론>은 과학적 근거와 공감할 수 있는 실제 사례, 그리고 바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방법론이 총망라되어 있다.
<결혼학개론>은 익숙함, 싸움, 돈, 자녀, 성관계, 상담 등 결혼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핵심적인 6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1가지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바로 ‘대화 방식’이다. 같은 상황, 같은 문제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대화하느냐에 따라 부부 관계는 심하면 하늘과 땅처럼 달라진다.
이번 리뷰에서는 특히 지양해야 하는 대화 방식 몇 가지를 알아보자. 여러 연구 결과가 지지하는 한 가지는 아래와 같은 대화를 자주 하는 부부는 이혼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대화 방식을 인지하고 고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인생에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부생활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 100% 확신한다.
1. 경멸, 비난, 무시 등 부정적 대화
대인 관계 전문가인 존 가트맨 부부는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를 묵시록의 네 기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관계를 파국으로 이끄는 선봉장이라는 말이다. 특히 경멸하거나 비난하는 말투는 이혼을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이기도 하다. 또한 부부가 익숙해질수록 늘어나는 무시하는 말투도 부부관계를 악화시키는 데에 큰 몫을 차지한다.
한 번 정도는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배우자와 대화를 할 때 얼마나 경멸, 비난, 무시의 말을 쓰는지. 그리고 반대로 생각해보자. 배우자가 나에게 경멸, 비난, 무시의 말을 하게 될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이런 부정적 대화가 많아지면 ‘부정적 감정의 압도’라는 현상에 매몰되게 된다. 그러면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제3자가 부부의 대화를 들었을 때 긍정적인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사자들은 부정적인 대화로 인식되는 것이다. 악순환이다.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첫째, 부정적인 대화를 줄이고 특히 배우자에게 ‘고마움’을 자주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마움은 상처 입은 부부 관계를 치유하는 최고의 치료제이다.
둘째, 배우자를 위해 기도를 하면 좋다. 종교적인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배우자의 안녕을 바라는 기도를 하게 되면 부부생활의 만족도와 책임감이 더 올라가게 된다.
셋째, 가슴 뛰는 취미 및 활동을 같이 하면 좋다. 앞서 언급했지만 무시하는 말투는 상대방이 익숙해지고 관계에 활기가 없을 때 등장한다. 연구에 의하면 스키, 등산, 댄스, 콘서트 등 신나는 활동을 할수록 부부간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 상황이 아니라 사람을 놓고 싸울 때
<결혼학개론>의 저자인 벨린다 루스콤은 싸우지 않는 부부는 오히려 결혼 생활이 더 불행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한쪽에서 참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부부 관계에서 싸움 그 자체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생각보다 싸우는 내용들이 가정을 흔들 정도로 심각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싸움 그 자체보다 싸우는 기술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잘못된 방식으로 싸우게 되며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상황이 아니라 사람을 놓고 싸울 때이다. 사람을 놓고 비판하게 되면 듣는 사람은 절대 비판으로 듣지 못한다. ‘비난’으로 듣게 된다. 상황은 놓고 싸우게 되면 그래도 내 자아와 좀 떨어져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자존심의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놓고 비판하게 되면 자존심이 상하게 되며 더 큰 수치심과 분노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네가’ 잘 못된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대화를 이끌 때 싸움의 해피 엔딩을 기대할 수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사람 + ‘항상’이다. 너는 항상, 당신의 늘.. 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상대방을 몰아세우면 상대방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며 싸움의 원인이 되는 문제는 해결할 희망이 없다는 마음이 강화된다.
실제 상대방을 완전히 무시하는 배우자가 아닌 이상 항상, 늘, 잘못된 행동을 하는 배우자는 거의 없다. 단지 수사적 표현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표현을 쓰면 안 된다. <결혼학개론>에 의하면 부부관계를 균열시키는 최악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결혼학개론>에 나온 싸움의 팁 몇 가지를 첨언하자면, 배고플 때, 잠을 덜 잤을 때, 차 안에서는 웬만하면 싸우지 말자. 그래야 하는 과학적 근거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3. 대화 중 돈 문제를 자주 꺼 낼 때
가정생활을 하려면 돈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부부가 돈 문제로 싸우는 빈도가 많아지게 되면 그 악영향은 클 뿐만 아니라 오래간다고 한다. 특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질주의적 강한 사람일수록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돈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돈 문제를 부부끼리 싸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당연하겠지만 빚 또한 많을수록 부부관계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돈이나 빚이 우리 부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부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공동의 ‘목표’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연구에 의하면 부부가 공동의 재테크 목표를 세우고 부채를 청산하며 함께 노력하게 되면 오히려 부부 사이가 더 가까워진다고 한다. 또한 대체적으로 기혼자는 미혼자보다 더 부유한 편이다. 더 큰 책임감으로 부부가 함께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 비전을 갖고 가정 내 돈 문제를 요리할 수 있다면 돈은 가정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큰 토대가 될 수 있다.
나는 결혼 11년 차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결혼학개론>을 결혼 전에 읽었다면 지난 10년을 더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많이 남은 부부생활의 지금보다 더 행복할 가능성을 명백하게 찾았기 때문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미혼자들에게
이혼의 위기를 겪고 있는 기혼자들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고 있는 모든 부부에게
<결혼학개론>을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