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기록이라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형태는 상관없다. 그것이 메모든 일기든 책이든 검색 기록이든 블랙박스 녹화 영상이든 유튜브 시청 기록이든 구글 지도 타임라인이든.
인간의 기억력은 생각보다 지속적이지 않다. 당장 어제 저녁식사 메뉴도 가물가물한데 말이다. 어제의 저녁 메뉴? 사실 좀 너무 갔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러면서 한참 생각하여 어제저녁 훈제오리샐러드를 먹었다는 걸 기억한 것을 보면 너무 갔다기보다는 불과 두세 걸음 정도 앞섰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래서 기록하고 필기하고 나름의 흔적을 남기곤 한다. 그것이 GPS를 통한 자동 기록이든 메모장 앱을 열어 손으로 타자를 치든 아까도 말했지만 형태와는 상관없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기록하진 않았다. 사실 귀찮음의 차이다. GPS를 통해 기록된 내 행적이나 블랙박스가 촬영하는 내용은 내가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열면 다 있고, 들은 바인데 심지어는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통해 필름 끊기도록 술을 마셔도 집에 어떻게 왔는지 다 알 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내'가 기록한 게 아닌, '기계'가 기록한 내용이다. 수동적이고, 완전한 나의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람쥐 쳇바퀴, 아니 요즘은 캣휠이 더 어울리겠군. 아무튼 그것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에 뭔가 변화를 주고자, 혹은 반복되는 일상에 두뇌회전을 시켜보고자 이렇게 아무것도 없던 브런치 서재에 글 하나를 써 본다. 하나씩 쌓이다 보면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아마도 일상의 기록보다는 기행문이라든지 연극, 영화, 뮤지컬, 음악회, 전시회 등 예술적인 어떤 것을 관람하고 느낀 점을 작성하는 리뷰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려 한다. 예술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직접 하기엔 손재주가 좋지 않고 딱히 창의력도 좋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기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글쓰기로 나만의 예술을 해 볼까 한다.
물론 입소문을 타고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글을 쓸 뿐이니까. 그래서 내가 느낀 대로 좋으면 좋다고, 별로였다면 어떤 점이 별로였다고 솔직하게 쓸 예정이다. 그러면 워드로 작성해도 되는데 왜 굳이 블로그냐? 말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출사표를 냈으니 예고편도 하나 내야겠지. 첫 리뷰 주제는 아마 다음 주에 있을 연등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행렬은 작년에 봤으니 생략해도 되겠지만 그래도 나가서 보는 편이 쓸 거리도 많아지고 여러모로 좋으리라. 일단 뉴진스님의 EDM 공연은 반드시 볼 예정이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되면 이틀 연속 바깥 구경이겠군.
밤이 깊었다. 2024년 5월 2일 23시 57분, 오늘의 글쓰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