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에 EDM을 끼얹고 국악도 한 숟갈 넣어주면?

크로스오버 스탠딩 콘서트 N-ART를 보고

by 까만천사

여는 글에 뉴진 스님 EDM 공연을 보고 오겠다고 예고했지만, 11일 낮에 비가 왔고 그 영향으로 공연 당일 12일은 화창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축 처질 때일수록 나가야 한다지만 가끔 집에만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런 때였었나보다. 내년을 기약하며 5월 18일에 있었던 N-ART 공연관람 리뷰를 시작한다.

심심하면 탑골 EDM을 틀어놓고 방 안에서 홀로 리듬을 타는 사람인지라 이런 공연은 놓칠 수 없었다. 혹자는 동서양을 한데 섞어놓는 혼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런 짬짜면 같은 매력에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꽤 선호하는 편이다.

y1dnsn94.png 공연 포스터 (출처 : 서울아트랩)

게다가 필자 피셜 국악원탑은 태평소인데, 2009년에 올라온 태평소 Amazing Grace 영상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런 태평소 연주를 볼 수 있다니 이건 뉴진 스님이 와도 못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고 더군다나 스탠딩이라면 흥에 겨워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 마음껏 지를 수 있는 분위기일 것이니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런 스탠딩 형식의 EDM 공연은 한 번 본 적이 있지만 공연이라는 것이 원래 볼 때마다 다른 감동을 자아내지 않는가.

s840sgkb.png 2023년 어느 날,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어느 전시종료 기념 애프터 파티 디제잉

그 때에는 디제잉만 있었다면 이번에는 다른 악기들도 추가되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니까 그 점에서도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온라인 홍보 포스터에 쓰여진대로 입장하면서 야광팔찌를 증정해주었고, 공연장에 들어서니 생맥주를 증정해주고 있었다. 다회용 컵을 사용할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텀블러를 가져갔는데 역시나였다. 수많은 플라스틱 컵 쓰레기들이 나온다고 했을 때 나 하나 안 쓴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마는 나 하나가 열 사람이 되고, 그 열 사람이 백 사람이 된다면 꽤 의미있는 실천 아니겠는가.

skyfklhi.png 텀블러에는 커피 대신 맥주, 야광팔찌는 손목 대신 응원봉으로

여담이지만, 평소에도 제로웨이스트를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인지라 흔히 말하는 용기내 챌린지는 꽤 익숙해진 상태여서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2트, 3트 째에 맥주 서버분이 기억해주셔서 더 좋았다.

서론이 꽤 길었는데 이제야 공연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음악감독이 디제잉을 담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본 베이스는 EDM에, 바이올린과 첼로가 있으니 클래식도 몇 개 섞여있었고 피리와 태평소가 있으니 국악도 몇 개 섞여있었다.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은 악기, 장구와 북이 있었는데 들어보니 역시 사물놀이 악기가 흥을 돋우는 데에는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dbood3qg.png 합이 잘 맞는 그룹

EDM은 개인적으로 믹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블렌딩 잘 해 놓은 위스키처럼, 야구의 적시타처럼 알맞게 섞은 느낌이었고 관객이 지치지 않게 강약조절도 잘 해서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바이올린과 첼로는 서로 눈을 마주보며 합을 맞추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악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16분음표가 16개 정도 붙어 있을법한 속주가 필요한 곳에서 활을 아주 빠르게 밀고 당기는 기술을 보고 있을 때엔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공연의 주인공 격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국악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퍼커션처럼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장 바빠보였다. 그만큼 무대는 더욱 다채로웠고 재미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디 윈드컨트롤러를 이용하여 현장에 없는 관악기 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아주 풍성한 공연이 될 수 있었다. 또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국악기. 태평소 연주는 넋 놓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일당백의 그 자태는 역시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곡 선정도 탁월했던 것이 연주자들만 아는 곡만 나오는게 아니라 앞서 얘기했던 것 처럼 라 캄파넬라, 터키행진곡, 모차르트 소나타 16번, 뱃놀이, 홍연 등 대중들이 쉽게 접하고 평소에 알고 있었던 곡들이라서 더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앵콜 요청에 보여 준 무대가 본무대 구성에서 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어떤 곡이 나올지 사전에 공개하진 않았기에 상관은 없었겠지만 앵콜곡도 따로 준비해서 신경 많이 쓴 티를 냈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긴 했다.

어쨌거나 100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갔고, 여운을 크게 남기며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찐 클럽처럼 막 춤을 추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나름의 호응 유도도 있었고 가볍게 몸을 흔들며 리듬타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공연 중에 관객들 모습도 봤는데 중년처럼 보이는 분들도 오셔서 EDM 공연이 청년세대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지지 않아 그것 또한 좋았다.

다음 리뷰는 5월 25일에 봤던 청소년을 위한 소소음악회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공연을 보고 바로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데, 개인 업무의 영역과 귀찮음의 영역으로 인하여 작성이 미뤄지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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