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푼을 사랑하는 법

새로운 매거진을 시작하며

by 은토끼

어느 요리 유튜버의 영상을 보다가 테이블스푼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큼지막한 테이블스푼으로 계량을 하여 툭툭 털어 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범한 계량만큼이나 시원시원하게 풀어놓는 레시피 덕분인지 조회 수도 아주 높았다.


하지만 소심한 내 손에 들린 건 늘 자그마한 티스푼. 내 요리는 늘 싱겁고, 내 글은 늘 밋밋하다. 내 티스푼의 세계는 자주 위태로워진다. 겨우 한 소꿉 정도의 감정에 마음의 균형을 잃고, 겨우 한 소꿉 정도의 속내를 털어 놓는 일에 모든 용기를 끌어 모은다.


안녕, 티스푼.


찻잎 몇 개나 퍼 올릴 수 있는 작고 섬세한 마음들에게 이제 그만 작별을 고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좀 더 크고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지만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거라고 다짐해본다. 그러다가도 돌아보면 나는 여전히 매일매일 티스푼의 영혼으로 살고 있다. 때때로 내 티스푼의 세계를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 티스푼의 세계에도 장점은 있어.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마음도 한 티스푼이면 충분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