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이 이게 맞아 ?

by 강쪼꼬

그렇게 연봉 2700에 들어간, 첫번째 회사는 2달만에 막을 내리고 만다.


대학교에서 4년 동안 배워왔던 것들과

사회에 첫발을 들여 회사에서 하게 된 일은 생각보다 같지 않았다.
아니, 많이 달랐다.

적어도 경영학과를 졸업한 나에게는 그랬다.

경영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바로 회사의 경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많은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이 그렇듯 이 회사도 한 사람이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게 당연한 곳이었다.


나는 해외영업으로 입사했지만,
사실상 해외영업이라는 게 없는 회사였다.

나의 첫 회사는 피지 제거제 같은 화장품과 네일 관리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은 그 제품들을 일명 ‘까데기’ 하는 작업이였다.

하루에 몇 시간씩 박스를 접고, 스티커를 붙였다.

나중에는 택배 알바를 한 것처럼 척척 택배 테이프를 잘 붙이는 고수가 되었다.


대학교에서 배운 그 어느 것들은 그 시간 동안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몇주 동안은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나가 제품 홍보를 하기도 했다.

‘이게 내가 생각했던 게 이런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시키는 일은 묵묵히 했다.


그래도 외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갑자기 중국 상하이 미용 전시회 출장에 참여하게 되기도 했다.

부스에 서서 중국어로 제품을 설명하고 회사 홍보를 했다.

회사에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나뿐이었던, 오합지졸 출장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일에는 할 일이 마땅치 않았고,
졸고 있는 옆 선배들의 모습만 보였다.


지금 이렇게 자리에 앉아 있어도 되는지,
아무 일 없이 가만히 있는 게 맞는 건지.

이거라도 하는게 맞는건지.


그렇게 짧았던 두 달이 흘렀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는 사장님께 할 말이 있다며 퇴사를 고했다.


이 회사에서의 첫 사회생활은 싱겁게 끝이 났다.

이직을 하고 몇년 뒤에 그 회사를 찾아보았을 때, 회사는 없어져있었고

지금에야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사장님도 사장노릇하는 것이 서툴렀던 시기였고

하고있는 일에 비해 인력을 과다충원했던 시기에 내가 뽑혀 가내수공업을 하고 의도치 않은 월급루팡을 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지나고 나서야 얘기지만, 이 회사에 내가 다녔던 회사 중 제일 쉬웠다.

내가 했던 가장 고소득 알바였다.


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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