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바꾸고 싶으면 기억을 바꾸고, 기억을 바꾸기 위해서는 경험을 바꿔야 한다.”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이 말이 전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새로운 경험이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그 기억이 결국 사람의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이라는 건 단순히 어디를 다녀왔다든가, 여행을 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그 사회 속에 스며들어 살아보면서, 정서와 분위기, 사람들의 감정 같은 것까지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
그런 경험들이 진짜 기억을 만들고, 결국 삶의 방향을 바꾼다는 이야기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라는 걸 들어본 사람이 꽤 있을거라고 본다.
호주에서는 이 비자를 통해 여행을 하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특별히 허용해준다.
원칙적으로 호주에서는 관광비자로 일을 하면 불법이지만,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예외로 인정된다.
청년들에게 호주라는 나라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라고 보면 된다.
필자는 20대 초반엔 해외에 나가는 데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워킹홀리데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
“외국에 나간다? 그럼 돈이 엄청 들겠지…”
이런 생각이 늘 앞섰고, 그 생각이 내 발목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해외라는 걸 꿈꾸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우연히 알게 된 기회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됐고, 그게 바로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첫 번째 단추가 됐다.
우선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어떤 비자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한국과 호주는 상호협정을 통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서로 제공하는 국가다. 즉, 호주 사람도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수 있고, 한국 사람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수 있는 거다. 게다가 인원 제한이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신청하더라도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약 10년 전쯤, 한국에서는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정말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녀왔고,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생겼다. 호주 현지에서 한국 워홀러들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게 흘러가기 시작하면서, 그 당시 워킹홀리데이 열풍은 조금씩 식어갔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연령은 만 20세부터 30세까지이고, 비자 기간은 1년이다.
특별한 조건은 없다. 건강한 신체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 비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비자 받기 쉽고, 일하는 시간 제한이 없다는 것. 호주의 법정 최저시급은 약 25호주달러다. 한국처럼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주급은 약 1,000달러가 된다. 거기에 일하는 시간을 더 늘리면 그만큼 수입도 올라간다. 게다가 주말엔 1.5배, 공휴일엔 2배 시급을 받는다. 조건만 보면 솔직히 굉장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일과 문화를 몸소 겪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찾고 있다.
비자 기간이 1년이라고 했지만, 사실 1년 안에 호주 정부가 지정한 지역, 보통은 인구가 적고 노동력이 부족한 지역에서 3개월(총 88일)을 일하면 ‘세컨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 2년간 호주에 머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 기간 동안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호주의 자연과 도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진짜 여행도 가능해진다.
TV나 유튜브에서만 보던 호주가 아니라, 내가 직접 살아보고 겪는 호주를 만들어가는 시간인 거다.
필자의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처음부터 호주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전공을 따라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뭔가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영어는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부모님께 어렵게 말씀드리고 어학연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그 나라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영어권 국가들 중에서 환율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이 인연이 되고, 그 인연에서 생긴 이야기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글로 남겼다.
그때 썼던 글들이 인연이 되어 자연스럽게 유학업계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필리핀 출장 중에 알게 된 다른 유학원 관계자와 종종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고, 그 사람이 “나 호주에 들어가려 하는데, 같이 안 갈래?”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호주행이 결정되었다. 당시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했다. 호주에서 살다 보니, 별다른 문제도 없이 그냥저냥 무난하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새 정착하게 되었다.
사실 호주에 이렇게 오래 살 줄은 정말 몰랐다. 호주로 떠나던 날, 어머니께 이렇게 말했다.
“외국인 며느리는 안 데리고 올 테니까 걱정 마세요. 금방 올게요.”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 며느리 데리고 오고, 호주에서 산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호주에 온 이후로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땐 제주도 한 번 못 가본 촌놈이었는데, 지금은 비행기 타고 해외를 오가며 살고 있는 나를 보면 아이러니 할 뿐이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일하는 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마음껏 일할 수 있다. 하나의 일을 오래 하는 것도 좋지만, 아르바이트처럼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면 한 가지 일자리를 잃었을 때의 불안감도 줄이고, 내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조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영어 능력이다.영어가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만나는 사람의 범위도 넓어진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잘하면 웬만한 일은 할 수 있지만, 한국어를 전혀 못하면 언어를 덜 쓰는 일밖에 선택할 수 없듯이, 호주도 똑같다.
호주에 있으면서도 영어를 거의 쓰지 않고 하루 종일 단순 작업만 반복하게 되면, 결국 생활도 단조로워지고 워킹홀리데이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호주에 도착하면 어학원부터 다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어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건 네트워크 형성이다.
이미 호주 생활에 익숙해진 선배 학생들이 어학원에 많고, 그들 중에는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그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면, 일자리 정보도 얻고, 현지 생활 노하우도 배우고, 무엇보다도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 호주에 오면 당연히 아는 사람이 없다.
혼자 길거리에서 말을 걸어보기도 하지만, 요즘은 그런 방식으로 관계를 만드는 게 예전만큼 효과적이진 않다. 낯선 땅에서 외롭다는 느낌이 들고, 일자리도 못 구한 상태가 이어지면, 점점 무기력이 찾아오고 그게 향수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향수병이 심해지면,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하지만 그 반대의 길도 있다.
처음엔 단순히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왔다가, 호주 생활에 익숙해지고, 이 나라에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유학 후 이민이라는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도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기술학과를 공부하고, 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영주권을 준비하면서 결국 호주에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 말이다.
한국에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일을 호주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그 경험이 본인의 인생 방향을 바꾸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호주에선 모든 걸 혼자 결정해야 한다.
누가 간섭하지도 않고, 방향을 대신 정해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만큼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자유롭게, 본인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하얀 캔버스 위에 내가 직접 그려나가는 인생의 스케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