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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 EDITION Aug 20. 2024

여름 속 기억의 겨울 - 바닷물이 얼다

MOLESKINE Diary│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나라

추운 몇 년 전 겨울날


파도치던 바닷물들이

순간 얼어붙어


마치 미니어처 같은 빙하을 만들어 놓고

그 속으로

수많은 철새들이 잠시

먹이를 찾아 내려옵니다.


사진 밖 다른 얼음 바다엔

또 다른 무리의 많은 철새들이

내려앉아 먹이를 찾거나 잠시 쉽니다.


이 친구들은

유독 움직이지 않고

수많은 시간을

저렇게 한 곳을 바라봅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어떤 호기심 때문에 다 같이 바라보는 것일까?

위험의 순간을 파악하려고 하는 걸까?


다른 쪽 수백 마리의 철새들은

마치 힘든 지금의 우리 세상에서

각자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이 친구들만 질서 정연하게

비슷한 자세로 한 곳을 바라봅니다.


바로 앞 얼마 안 떨어진 곳의 얼음 바다 위엔

둥둥 떠다니는 많은 조각얼음들 사이로

커다란 유조선 같은 배가 가로질러 지나갑니다.


몹시 추운 칼바람들이

휘몰아치고

바다 위에 부서진 얼음조각들은

서로 갈길을 잃은 듯

방황하고

내뿜는 입김조차 바로 얼어붙는 날에


같은 코드로 그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지금처럼 세상의 추운 날이 온다 해도

나 스스로의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이끌림 들을...


같은 생각들과

같은 철학들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한다는 건

어쩌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위로가 되는 우리들이 아닐까...


같은 마음으로,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알게 되니까요.


오늘처럼,

너무나도 더운 여름날에


잊고 지내던

나의 친구들,

나의 동료들,

나의 선후배들,

나의 사람들,

나의 그리움들...


그리고


나의 먹먹한 눈가를 적시게 해 준

보고 싶은 너의 얼굴을...


언젠간

나에게로

돌아올 날을 잊지 않게

너와 같이 함께한 것처럼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게.





여름 속 기억의 겨울 - 바닷물이 얼다

MOLESKINE Diary│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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