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라이팅 : 귤

정겹지만 난 달라

by 천곰

늦은 오후 길게 울리는 버스 하차벨

어느 정류장에 멈춰 선 버스


그때 버스에 승차한 남자가 있다

그는 살포시 카드를 태그하고

맨 뒷자리에 올라탄 후 이어폰을 낀다


흘러나오는 창 밖 풍경과

버스는 출발한다


문득 남자가 본 버스 안의 풍경

사이좋은 커플

서 있는 엄마와 손을 꼭 잡고 앉은 꼬맹이

가방을 앞으로 맨 대학생

반대편 버스를 향해 인사하는 기사님


노을과 함께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왜인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문득 느껴진 옆의 시선

한 아주머니가 귤을 나눠준다


세상은 아직 정겹다

그가 느낀 버스 맨 뒷자리의 낭만은

바쁜 아침 출근하는 뒷모습에

잘 다녀오라는 한마디 내뱉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기필코 사랑이리라.

버스 맨 뒷자리에서 느낀 낭만,

하차벨을 누르며

그가 내린 결론.


결국 세상은

난 그래도 한라봉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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