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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충환 Mar 17. 2016

탈야 라비의 제로 모티베이션(2014)

누구나 계획을 가지고 삽니다. 그러나 가끔씩은 인생의 계획에서 시간을 약간은 반강제로 소요해야될 때가 있습니다. 한국처럼 이스라엘은 징병제고, 남녀 모두 공평하게 의무적으로 다녀와야되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보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강제로 간 군인들은 용맹하거나 혹은 멋있거나하는것은 굉장히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부조리하거나 인간성의 끝을 볼때가 많죠. <진짜 사나이>요? 아, 웃기지 말라고 그래요.


그래서 보통은 그 지독한 따분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를 시도하게 됩니다. 탈야 라비 감독의 제로 모티베이션은 그런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군생활이 너무 따분해서 지뢰 찾기 기록갱신에 목매거나, 혹은 다른 남자 군인과의 썸을 즐긴다거나, 상관의 명령에 반항하거나 하는 식의 에피소드가 블랙 코미디같은 터치로 그려집니다.


영화의 재미는 그런 아이러니한 부분에서 발생합니다. 보고있으면 이 사람들이 정말 어떠한 목적으로 있는지 알수없습니다. 영화 제목처럼 동기가 전혀 부여가 안되어보이죠.


군인 소재지만 많이 어둡지는 않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남성 위주의 군인영화는 장엄하거나 처절하거나 둘다거나. 리얼리즘을 살리는 동시에 전쟁의 참혹성이라던지, 그러한 무거운 메세지를 살리고있죠. 

당연히 <제로 모티베이션>에서는 하나도 해당 안되는 얘깁니다. 그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보단 "끌려온" 사람들의 지겨운 심리를 담았죠. 어떻게보면 대부분 다녀오신 분들은 공감할수있을 내용도 있고, 반대로 말도 안된다며 손 사레를 칠수도 있습니다.


참 안타깝게도, 흥미로운 소재를 가볍고도 유머러스하게 담은 이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되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일부 극장에서만 반짝하고 말았고, 실제로는 개봉일에 네이버 엔스토어 등에 바로 합법 다운로드로 풀렸죠. 



찬사를 받으며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치고는 나름 푸대접 받은 편이죠.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요. 놓치기에는 아까운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사실 원래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실제로는 군대가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비인간적인 구조를 얘기하고싶었지만, 그것은 제게 그다지 좋은 기억을 불러내지는 못할것같습니다. 제 얼굴에 침뱉는 행동이기도 하구요.


또, 솔직히 무겁지않게 다룬 영화에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것만큼 웃긴게 어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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