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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Sep 30. 2023

감정은 습관이다

감사도 습관이다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나도 상식과 감정을 가진 사람인지라 가끔 내담자들의 말과 태도에 화가 나거나 실망감 혹은 무력감이 들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쉽사리 변하지 않는 부정적인 시각과 태도를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자신의 책임과 반복되는 문제 원인을 돌아보고 변화시키보다 세상과 남을 탓한다. 가끔은 정말 이들이 변하고 싶어서 상담실에 오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이런 분들은 부정적인 시각과 태도가 매우 자동적이다. 그래서 이분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감사하기다. 일상 중에서 다행스럽거나 좋았던 일, 감사했던 일이나 대상을 찾아서 매일 단 한 줄만이라도 적어오라는 과제를 제시해도 이 것을 하지 못한다. 삶이 너무 불안하고 사방은 적들과 같기 때문에 이들은 늘 세상을 향해 신경이 곤두서있고, 좋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이 거친 세상에서 생존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행복하기는 어렵다. 감정은 습관이라면 감사도 습관이다.


그래서 이 글은 내담자들에게 권하다 지쳐 내가 쓰는 감사일기다.


나는 지금 따뜻한 침대에 있어서 좋다. 오랜 친구와 명절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해서 좋다. 부모님이 아직도 티격태격하시지만 그만큼 정정하시니 다행이다. 언니와 서먹하지만 서로 예의와 존중을 다하며 지내니 다행이다. 엄마가 싸준 반찬을 담은 보냉백 속 아이스팩이 터져 물이 똑똑 떨어졌지만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가며 집까지 무사히 와서 다행이다. 친구J의 상황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수습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내일도 쉬는 날이라 늦잠 잘 수 있어서 좋고, 다음 주에 시험이 있지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좋은 일들을 많이 열거할 수 있어서 좋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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