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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Sep 30. 2023

흐린 날 커피향이 짙어서

감사한 아침

매일 아침 눈 뜨자 마자 물을 끓인다. 빈 속에 마시는 커피는 오래 된 습관이다. 매스컴에서 아무리 빈 속 커피가 위에 좋지 않다고 말해도 습관은 바꾸기 어렵다. 올해도 위 내시경 검사 결과가 빈 속 커피를 지지하고 있으니 오늘도 일단 마시기로 한다.

흐린 날이라 커피향이 더욱 짙다. 벚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 창가를 가득 채우니 좋다. 연인의 아침인사는 향긋한 커피만큼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든다.


주방엘 가보니 어제 엄마가 싸준 사과들이 보인다. 조금은 벌레 먹고 못생겨서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고과수원에서 떨이로 판매된 것들이다. 엄마는 아침 과일식을 시작한 나를 떠올리고는 동네 과수원에 가셔서 못난이 사과를 잔뜩 사오셨다. 엄마의 사랑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며 집으로 가져온 사과니까 분명 내 몸과 마음까지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혈액암에 걸리고 고된 치료를 받아 완치에 이른지 벌써 15년이다. 올해로 만 40세가 된 나는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에서 말해준 혈관 나이 37세를 기뻐하며 여전히 오늘을 산다.

아침 과일식과 매일 8천보 이상 걷기, 초가공식품 제한 및 건강식 섭취를 시작한지 두 달이 넘었다. 나에 대한 신뢰와 유능감이 상승했다. 나는 80세까지 상담을 하고 자기돌봄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길 바란다. 그런데 건강에 관한 여러 정보를 제시하고 권해도 선뜻 시작하지 못한다. 내가 매일 아침 빈속 커피를 끊지 못하는 것과 같다. 습관은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나의 삶을 건강하게 가꾸며 보여주려 한다. 나부터 감사하고 절제하고 운동하고 변화하고 성장하려 한다. 그러면 분명 주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아들러가 말한 열등감의 순기능을 나는 믿는다. 연예인이나 셀럽의 삶에 대해서는 감히 넘보지 못하고 부러워하는게 끝인 경우가 많지만 고만고만해 보이던 주변 사람이 잘 되면 괜히 얄밉고 지고 싶지 않은 것이 보통사람의 속성이다.


적어도 몸 건강 마음 건강 만큼은 얄밉지만 따라하고 싶을 만큼 야무지게 챙기겠다. 나와 내 가족과 이웃이 아픔보다는 행복을, 눈물보다는 웃음을 지으며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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