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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Oct 05. 2023

당연하다 여기면 사라지는 능력

감사력

왜 맥북을 샀을까. 앱등이 전 남자 친구가 같이 사자고 해서 2년 반 전에 산 맥북.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읇조린다. '내 인생의 마지막 맥이다'


통계프로그램 SPSS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해서 결국은 패럴러즈 평가판까지 동원했다. 2주 안에 통계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이참에 패럴러즈 사야지 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평가판이라도 구동되는 걸 확인하고 나니 안심이다. 감지덕지다.


내일모레 시험이 정말 48시간도 안 남았다. 그 사이 감기기운인지 두통과 미열이 생겼다. 약국에서 약사님의 추천을 받은 두통약을 먹었더니 금세 두통과 더불어서 시험공부 후유증으로 인한 등근육 결림까지 멈췄다. 다행이다.


당연한 것이 없다고 여기면 감사할 일들은 매 순간 일어난다. 남자친구와 사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남자친구의 친절과 배려에 고마움을 표현하면 남자친구는 "연인 사이에 당연한 일이죠."라고 답하곤 했었다. 그러면 나는 여러 번 이렇게 답했다. "당연한 게 어딨어요. 고마운 건 고마운 대로 미안하면 미안한대로 표현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부모 자식 간에도 당연한 것 없이 고마움과 미안함을 꼭 표현해야 하는 것 같아요."


당연한 건 없다. 매 순간 거스름 없이 일어나는 많은 일상 중에 당연한 건 없다. 누군가의 헌신과 노력이, 자연의 움직임과 희생이, 질서를 지키기 위한 하나 된 마음들이 나의 평화로운 오늘의 일부를 구성한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를 말한다. 다행을 말한다. 그리고 내일도 감사한 하루가 오길 기대하고 감사를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길 기대한다. 감사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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