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이라는 숫자의 불완전함

by 검은토끼

어렸을 때, 아니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숫자를 꼽으라면 자신 있게 3을 꼽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라면 내가 3월에 태어났다는 것과, 우리 가족이 3명이라는 것?



3은 나에게 있어 가장 완전한 숫자였다. 하루를 보내려면 밥도 삼시세끼 먹어야 하고,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낼 때도 삼세판 해야 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마다 다짐하는 굳은 마음이 지속되는 기간도 삼일, 산 자의 세계에서 벗어나 죽은 자의 세계로 가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도 삼일이니까. 그만큼 완전하기 때문에 나의, 그리고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사실 무엇보다 세 개의 변과 세 개의 각으로 이루어진 도형, 삼각형의 생김새에서 절대적인 안정성을 느끼곤 했다. 세 개의 변이 서로를 지지하며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에서 감히 끼어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단단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장소에서 삼각형의 한 각이 되어 지나간, 그리고 지금, 또한 앞으로 흘러갈 시간은 불완전했고, 긴장하게 하고, 위태로울 것이다.



팀장 한 명과 팀원 둘, 별로 좋지 않은 구성이다. 의지할 만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팀원이 한 명만이라도 더 있었더라면 이 정도까지 내려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른 둘은 괜찮아 보이는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내가 문제인 건가?



다른 두 변이 내가 억지로 지탱해야 하는 것이 아닌, 내가 믿고 지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게 되면 다시 완전한 삼각형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두 변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도록 내가 포기하고 벗어나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이 팽팽한 긴장감을 버텨야 하는 건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시 지난여름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