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추억하는 일도 소중한 장담이겠다

by Roselle

겨울이 오고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골목에선 반듯한 보도블럭이 깔린다


틈새 사이 고운 모래가 잡아주는 평평한 블럭보다

깨진 벽돌 사이 빠져나온 민들레가 홀씨를 뿌려대는

낡은 블럭이 생각날 때가 있다


살짝 닿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은 수제 초콜릿보다

문방구에서 쌓아놓고 팔던 백 원짜리 알사탕이


시계가 무색하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메신저보다

틀릴까 번질까 손에 힘주며 끄적이던 쪽지 한 장이


버튼 몇 개로 불러 세우는 택시보다

버스비 아까워 돌아 돌아 내딛던 걸음이


더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강뷰가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테이블 사이 마주 앉아 천천히 음미하는 와인보다

조금 선선한 강바람에 머리카락 쓸어 넘기며

서로 나란히 계단에 앉아 마시는 캔맥주가


더 간절해질 때가 있다


그 아쉬움에 장단 맞춰 줄 친구가 있다면

이따금 추억하는 일도 소중한 장담이겠다


#마음이머물다스치는자리

#추억 #아날로그 #그리움

#브런치작가 #시집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