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진과 자동차

ENOJ, 나를 만드는 것들 - 1

by 엔오제 ENOJ

#1 도시 사진을 완성시키는 하나.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나는 늘 어떤 ‘빠진 한 조각’을 찾는다.

사람, 건물, 빛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장면.

여행길에서 마주한 풍경도, 우연히 걸어 들어간 골목의 공기도, 어딘가 미완성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공백을 채워주는 것은 종종 '자동차'였다.


JEEP와 Dodge
나는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다

사실 나는 자동차 마니아라기보다는, 그냥 좋아하는 정도에 가깝다.

오히려 사진이 먼저였다.

도시를 걸으며 골목 끝의 간판, 해 질 무렵의 하늘빛, 비 오는 날 번지는 네온사인을 기록하는 데서 시작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 순간마다 자동차가 있었다.

때로는 배경으로, 때로는 주연으로.

사진은 결국 도시를 담는 일이었고, 도시의 리듬 속에는 늘 차가 있었다.


뉴욕의 빛나는 간판 앞에서 만난 EV9
자동차는 도시의 오브제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도시의 속도와 공기를 품은 오브제다.


같은 거리라도 어떤 차가 서 있느냐에 따라 장면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뉴욕 한복판의 옐로캡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유럽의 오래된 골목에 세워진 소형차가 주는 정취, 서울의 대로를 가득 메운 SUV의 묵직한 무게.

이 모든 것이 도시를 설명하는 상징이 된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찍을 때 차를 단독 피사체로 세우기도 하고, 풍경 속 한 요소로 스며들게 배치하기도 한다.

빛을 머금은 차체, 오래 달린 흔적이 묻은 범퍼, 특정 브랜드만의 선과 엠블럼.

이 디테일들이 장면을 살아 있게 만든다.


자동차는 도시의 표정을 만든다

도시마다 자주 보이는 차종이 있고, 그것들이 모여 그 도시만의 스트리트를 완성한다.

도쿄의 가벼운 경차, 뮌헨의 벤츠 택시, 뉴욕의 캐딜락과 옐로캡.

도시의 표정은 결국 자동차라는 액세서리 위에 겹쳐진다.


그래서 내게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도시 풍경을 해석하게 만드는 장치다.


다음 이야기

다음 편에서는 내가 어떻게 사진과 자동차를 함께 바라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마케터로서의 시선과 연결되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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