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제 굳게 마음먹었는데 왜 오늘 풀어져버린거죠?

마음은 곧잘 먹는데 사람 민망하게 금방 다시 풀어져버리는 나에 대한 잡설

by 대장장이 휴
아, 진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내일부터 난, 지금까지의 나와 다른 존재로 산다.
단 며칠을 살더라도, 난 이제 정말 제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되겠다.


... 어제는 분명 이랬는데 말이지...


왜 이렇게 금방 또 수십년 동안 익숙하게 봤던 나로 돌아와버린거지?

하루도 안 지나서??



이런 경험들은 우리를 좌절하게 하고, 우리자신을 점점 못 믿게 만든다.


다이어트든, 공부든, 운동이든, 생활습관이든, 마음표현이든, 연애든, 가족과의 관계든, 그 모든 것에 관해 이런 일은 자꾸 벌어진다.


??? : 이것만 지키면, 당신은 이제 더이상 그런 상황을 겪지 않을거예요!


... 정말 그럴까?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모든 존재의 마음 속에는 커어다란 석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돌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써온 이야기들이 쓰여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오직 우리자신만이 이 돌 위에 쓸 수 있다. 그건 우리에게만 주어진 권능이다.



문제는 이게 종이가 아니라 돌판이라는 데 있다.


??? : 돌판이 뭐 어쨌다고.


돌판이잖아.


이젠 종이 위에 연필로 쓰고 지우개로 지우는 것도 귀찮은 일이 된 세상이지만.


돌판에는 글자를 쓴다기보다 새겨넣어야 한다.


즉, 사실 '쓰여있다'고 적고 '새겨져있다'고 읽어야 한다.



원래 돌판에 새겨진 글자를 고치려면, 표면 전체를 갈거나 돌가루로 채운 후 다시 쓰거나 해야 한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돌판은 다행히 그런 짓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간 써왔던 횟수보다 더 여러번 새로운 이야기를 돌 위에 새겨넣어야 한다.



이 놀랍지만 다행스러운 비밀은 현대의 뇌과학이 신경가소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도 하고, 습관에 관한 많은 행동변구들(장기적 습관변화의평균소요기간이 66일이니 하는 것들)로 설명하기도 하는 것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내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새롭게 퇴고하는 데 필요한 것이 단지 여러 번 새로운 단어, 새로운 문장을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전혀 복잡하지도, 머리 아프지도 않지 않나.


다만, 조금 기다릴 마음의 각오를 하고, 진심이기만 하면 되는거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를 각자의 형태로 깨달았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과 스스로를 변화시켜왔다.


그리고 심리치료이론에서도 이는 '정신분석이론'의 '훈습'이나 '인지행동치료' 및 '합리적정서행동치료'의 '반복 훈련'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비밀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올바른 변화를 얻는 길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중간에 넘어지고, 멈춰서고, 다시 돌아가고, 주저앉기도 하겠지만 언젠가 결국 원하는 지점까지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변화하는 작은 경험들을 축적하다 보면, 더이상 우리는 이전의 우리가 아니게 된다.


이건 글 서두에서 말한 '그래, 결심했어!!'를 통한 게 아니라.


그저 묵묵히 먹을 갈고 산을 오르듯이, 몇 번인지 세지 못할만큼 여러번 새로운 이야기를 마음 속 돌판에 새겨넣은 덕분일 것이다.


모든 이들이 놀라워하고 감탄하며 물을 때, 당신은 아마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