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다 할수는 없다

by 대장장이 휴

모든 걸 다 하겠다는 말은,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당신과 내가 가끔 그려보는 이상적이고 꿈같은 삶은, 아마 모든 걸 다 하는 삶일지도 모른다. 하여, 그 꿈은 '모든 걸 다 해낸다'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이룰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꿈은, 정말 꿈으로만 영원히 남을지도 모른다.

이런 말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른다. 내가 언젠가 상담을 받았을 때 상담가가 내게 했던 말에 따르면, 나는 어쩌면 신이 되길 바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모든 것을 해내고 싶었다. 모든 걸 잘 하고, 모든 걸 불행으로부터 지켜내고, 모든 걸 깨닫고 싶었다. 그 어느것 하나 놓치거나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라는 말 안에는 내 삶의 불확실성,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이 가지는 불확실성조차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내가 노력하면 모든 것들이 내 기대와 바람대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최소한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모습의 삶은 내 노력여하에 따라 반드시 피할수 있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김영하 작가가 '오직 두 사람'이라는 책에 관해 인터뷰한 내용을 적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삶에는 그 일이 있기 전으로는 도저히 회복되기 힘든 상실도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런 걸 아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무의식 중에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정말 진심으로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제와 조금씩 느끼는 것은, 삶이란 애당초 나의 그런 바람이나 비현실적인 기대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삶이 내게 너무 냉정하고 차갑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너무 삶의 불확실성이라는 근본적인 면을 외면하고 모른 체 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느낀다.

만약 당신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최선을 다하되 실패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이 꾼 꿈은, 신이 아니라면 애당초 이룰 수 없는 것이었으니. 당신이 모든 것을 다 해내지 못한 것은, 절대로 당신의 노력이 부족했거나 당신이 무능력하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의 노력과 매진에 떳떳하다면, 당신은 인간으로서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것을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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