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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마 Oct 13. 2024

[영국 워홀 D+1] 런던 모험, BRP 카드 받으러!

우체국 수령/ 튜브 데이터 터짐(!) / Ole & Steen 추천 등




 영국 런던에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쓰면서 생각해 보니, 코로나로 인해 강제 귀국을 당한 날, 내 다음에 올 때는 런던에서 살아보겠노라 내셔널 익스프레스 안에서 결심했었는데. 어쩌면 그 목표의 반은 이룬 셈이구나.


 이미 알아차리신 분도 계시겠지만, 나는 굉장히 루티너리한 인간으로서 하루에 해야 할 것을 정해놓지 않으면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결국 해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극 P형 인간이다. (내가 할 일을 정해놓는 이유는 그 이유뿐이라는 사실. J와 P의 반반형에 가깝다)


 그래서 새벽에 한번 깼지만 처음 온 집에서 잠을 청한 것치고는 아주 잘 잤고, 아침에 눈을 뜨니 5시였다. 도대체 나는 뭘 해야 하나. 이 막막한 기분. 스케줄러 중독자인 나는 핸드폰으로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고 일어났다. 


 아주 오랜만에 쓰는 영어는 생각보다는 익숙했지만, 가끔은 개소리를 하기 일쑤고 또 들리지 않는 건 아예 들리지도 않고는 했다. 

 갈 길이 멀구나. 하지만 생각보다 두렵지는 않았다. 이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임을 아니까.


 다정한 호스트 아주머니는 첫날 아침은 먹을 것이 없다며 챙겨주셨고, 나는 감사하게 요거트와 그래놀라, 빵 한 개를 먹고 출발했다. 


 근데 잠깐, 튜브는 어떻게 타는 거였더라.


 이번 워홀에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역시 은행계좌인 레볼루트를 미리 계설 한 게 아닌가 싶다. 

 레볼루트는 바로 직접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이라 좋은데, 바로바로 계좌에서 결제되지는 않고 시간차가 있는 것 같아서 계좌 잔액이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19년도에 만들어놓았던 몬조가 아직 살아있기에 걱정은 없지만, 레볼루트를 쓰기 시작하니 몬조를 쓸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한 그런 느낌. 그래도 레볼루트는 결제 오류가 자주 나서, 둘 다 APPLE PAY에 등록해 두고 실물 카드도 하나는 발급받아야 할 것 같다가 나의 결론.




1. 우체국 수령

BRP 카드를 수령하려면 우체국을 선택해야 한다


 첫날이라 정신이 없어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나는 사람이 없을 때 우체국에 간 덕분인지 번호표를 뽑을 필요조차 없었고, 

 여권을 보여드리니 우편 뭉치 중에 하나를 골라 나에게 전달 주셨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비자 유효 날짜가 12/31로 나와있었는데 동봉된 봉투에 적힌 내용과 다른 분의 블로그를 보니 그 이후에 EVISA로 바뀌어서 그런 거라 걱정 말라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12월에 한 번은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별표)




2. 튜브에서 데이터가 터져요 여러분! (아마도 Central line만) +점심 빵집 추천과  National Portait Gallery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방문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신기한 점 중 하나를 꼽자면 데이터가 처지는 튜브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센트럴 라인만. 첫날이라 길 잃을까 봐 초 긴장상태 + 모험심으로 이 여정 길에 올랐다, 호스트 아주머니의 다정한 응원을 받으며.


 우체국에서 BRP 카드를 수령하는 김에 고 근처 내셔낼 갤러리를 가려고 오른 여정이었는데, 우체국에서 잘 찾고 나서는 정작 내셔널갤러리 들어가는 길을 못 찾아서 그 옆에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를 갔다.


 나는 예상치 못한 걸 좋아하는 P형 인간. 

 그럼 여기 가면 되지 뭐 하고, 잠깐이나마 전시를 봤는데 그 직전에 먹었던 점심 메뉴 샌드위치 추천. :-)



OLE & STEEN location : Google map






OLE & STEEN



 체인점 같기는 하지만, 커피도 좋고 샌드위치도 꽤나 괜찮았다. 이 지점은 사람이 좀 많아서 여기서 컴퓨터 같은 작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아늑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라 수다 떨러 오기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대비 맛있다.





National Portait Gallery, 어디에서



 한국에서도 정처 없이 갤러리와 서점을 돌아다니는 좋아하는 나는 여기서도 내내 그러는 중이다. 포트레이트 갤러리는 예전 20년도 런던 여행때 왔었는데, 이번에 다시 봐도 좋았다. 영국이 좋은 점은 특별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모든 갤러리가 무료라는 것이다. 색감이 너무 예뻐서 찍은 그림 한 점.  



 그냥 집에 갈까 하다가 왠지 좀 더 시간을 보내다 들어가고 싶어 지하철역 근처에 스타벅스에 앉아있는데, 밖의 풍경을 보니 괜스레 걱정이 올라와 다이어리를 적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다가온 점원분. 

 앉아있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굉장히 놀라운 사실)



 "너 한국인이지? 이렇게 빵이랑 음료를 같이 시키는 건 한국인뿐이야."


 "어떻게 알았어? 맞아 나 한국인이야."


"그러면 내 나라는 어디일까? 맞춰봐. 유럽은 아주 넓어"



... 그렇게 시작된 스무고개.

그는 결단코 내가 맞출 때까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고, 나는 결국 가장 유명한 장소가 어디냐는 질문으로 맞췄다..


바로바로바로 답은 


......! 헝가리안.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덕분에 웃고 갔던 하루다. 

은근히 무서우면서도 재밌는 일들도 참 많구나. 


 아 그리고, 

 놀랐던 점은 스벅에서 마트 LIDI의 빵을 그냥 판다는 것이다! 

 식료품 사다 발견해서 조금 충격.. 심지어 반값이었다. 영국에서 다녔던 우리 학교 구내식당만 그런 줄 알았는데.. 스타벅스까지 그러다니.. 내 다시는 시켜 먹지 않으리..


 나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어쩌면 다시는 못 올 오늘이기에 (그것이 꼭 영국이 아니더라도) 이렇게나마 기록을 남길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첫날 밖에 안 됐는데 한 7주일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점이 아이러니.


 내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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