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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예원 Jul 09. 2021

샤넬 FW 2021/22 Haute Couture 리뷰

공간, 영감, 피날레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



오늘은 이틀 전 공개된 샤넬의 FW 2021/22 오뜨 꾸뛰르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샤넬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데

어렸을 때부터 코코 샤넬의 위인전을 수십 번 읽은 것,

뉴욕 샤넬 뷰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한 것,

해변 세트에서 진행된 2019년 SS 레디투웨어 쇼를 본 것 등 저에게 특별한 경험을 많이 주는 브랜드여서에요


역시나 이번 패션쇼도

아름다움과 새로움, 경쾌함을 모두 갖춘 쇼였답니다



Vogue Runway


오뜨 꾸뛰르를 리뷰하면서 이번 쇼가 진행된 공간의 매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Virginie Viard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포인트들에 대해 적어볼게요


Chanel Fall-Winter 2021/22 Haute Couture Show


쇼가 진행된 공간은 Palais Galliera (City of Paris Fashion Museum) 이에요


그림이랑 패션 전시 보는 걸 좋아해서

재작년 파리에 갔을 때 오르세부터 Decorative Museum까지 열심히 봤는데

저는 왜 이런 뮤지엄이 있는지 몰랐을까요..ㅎㅎ


외관이 하얗고 고풍스러운, 누가 봐도 파리처럼 생겼답니다

올해 5월부터 현재까지 Gabrielle Chanel - Fashion Manifesto 라는 전시를 하고 있어요



패션쇼 형식은 모델이 백스테이지에서 걸어 나왔다가 같은 길로 돌아가는 게 아닌,

모델들이 여러 층을 걸으며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형식이에요


1,2층 외관이 뚫려 있어서 카메라 앵글이 건물 위에서 잡혀도 각 층에 있는 모델들이 워킹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옥상에는 관객이 없지만 모델들이 걸어요

하늘과 에펠탑이 탁 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너무 예뻐서 왜 옥상에서도 촬영을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ㅎㅎ



이번 패션쇼는 파리의 인상파 화가들에게서 영감을 받았어요

인상파 화가들 중 가장 유명한 건 모네이겠지만,

Virginie Viard가 언급한 화가들은 여성 화가들인 Berthe Morisot (베르트 모리조)

그리고 몇 년 전 국내 전시로 많은 관심을 받은 Marie Laurencin (마리 로랑생) 이랍니다


Portrait of Mademoiselle Chanel


마리 로랑생이 그린 가브리엘 샤넬


두 화가들의 공통점은 연하고 부드러운 색깔, 그리고 소녀와 여성을 많이 그렸다는 점이에요



왼쪽은 쇼에서 클로즈업된 모자,

오른쪽은 모리조의 작품이에요


색감과 꽃 모양이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모네 '파라솔을 든 여인'


중앙은 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이에요

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인상주의자들의 붓놀림이

왼쪽과 오른쪽 치마의 소재로 표현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유독 많이 보인 꽃 모양들



이번 패션쇼에서 특이했던 점은 머리였어요

반짝반짝하는 재질의 목도리를 빼면 눈에 띄는 악세사리도 없었는데

앞머리를 특이하게 땋기도 했고 (처음에는 되게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예쁘더라고요)

위의 사진처럼 댕기같이 생긴 장식품을 많은 모델들이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피날레



무표정인 모델들과 달리 살짝은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Margaret Qualley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옵니다

어깨와 팔 라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깔끔한 느낌의 웨딩드레스라

Megan이 입은 웨딩드레스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이 베일 너무 예쁘지 않나요?


뒷모습 보고 깜짝 놀랐어요

웨딩 베일은 하얀 게 가장 예쁠 줄 알았는데 단조롭지 않게 포인트를 주네요


웨딩드레스 세레모니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해요 :)

경쾌했던 음악이 결혼식장 음악으로 바뀌고,

마지막에는 부케를 던지는 퍼포먼스까지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간 뒤에 찾아올 희망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거겠죠?


사실 마스크 없이 앉아있는 관객분들을 보고 조금 부러웠답니다..

우리나라도 얼른 ㅠ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룩

드레스와 모자가 아닌 듯 세트인 것부터

블랙앤화이트 색상 사이 보일 듯 말 듯 포인트로 들어간 분홍색,

드레스의 핏과 골반 부분의 리본까지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옷이에요!



트위드 아닌 옷에 트위드 끈 달기



포멀, 이너웨어, 가장 꾸뛰르 다운 드레스까지 다양한 옷을 볼 수 있는 쇼였어요


전에 넷플릭스에서 샤넬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메종 르사주, 르마리에 등 샤넬의 오뜨 꾸뛰르가 만들어지는데 들어가는 섬세함에 놀란 적이 있어요


이번 컬렉션에도 샤넬의 공방들이 작은 단추 안에 모네의 '수련'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디테일이 있다고 하니

찾으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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