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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Aug 02. 2023

걸어서 다녀본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도 도나우강이 도시의 중간으로 흐른다. 보통 부다페스트를 흐르는 강을 다뉴브강이라고 한다. 독일어로는 도나우강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다뉴브강이라고 부르는 이 강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하여 루마니아 동쪽 해안을 통해 흑해로 흘러 들어가는 유럽에서 2번째 긴 강이다. 실제로 같은 강인데, 각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헝가리에서는 두너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강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도 넓으면서 푸르고 빠른 유속을 유지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는 어느 도시보다도 이 강을 중심으로 도시가 잘 발달된 것 같다.


부다페스트에 처음 느낌은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도시는 주요 관광지와 야경을 봐야 하고, 그리고 세체니 온천을 해야 구경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인터넷 글이 많았다.

구경해야 할 곳을 멀지 않은 곳에 집중해 있어서 여기도 그렇게 시간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성 이슈트반 대성당을 보러 구글 지도에서 본 것을 머릿속에 넣고 출발을 했다. 이번에는 모두 도보로 가기로 정했다.

출발을 내가 생각한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고, 다시 구글을 확인하지 않고 계속 걸었다. 아침에 헝가리 시내의 건물이나 사람들이 오가는 것도 볼만했다. 상당히 걸었다는 생각이 들 때 멀리 높이 우뚝 선 동상이 보이면서 큰 광장이 나왔다.

광장은 넓고 웅장한 석조 건물과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큰 광장이어서 그 규모가 정신을 빼앗길 정도이다. 이 광장은 부다페스트의 영웅광장인 회쇠크 광장이다.

이 광장 뒤 호숫가에 아름다운 성이 있다. 호수에는 작은 배들이 떠 있고, 영화에 나오는 중세의 성 같은 멋진 곳이었다.

회쇠크 광장 뒤편은 넓은 공원이다. 이곳까지 볼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구경하면서 걸어왔다. 그런데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 나와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 나오지 않는다. 그때야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니까 완전히 반대로 온 것이다.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길을 온 것이다. 또 왔던 길을 가야 하는 짜증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뒤돌아서 다시 찾은 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세 시간 만에 찾았다.

이 성당은 부다페스트 최대의 성당으로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한 이슈트반 왕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운 성당이라고 한다. 그 규모가 커서 멀리서 사진을 찍어야 할 정도이다. 성당 앞 도로가 양쪽에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그 길에는 칼을 찬 뚱보 경관 동상이 익살스럽게 성당을 바라보고 있다.

이 성당에서 계속 가면 다뉴브강이 나오는데, 이곳에 만나는 다리가 아름다움 세체니 다리이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놓인 다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 다리를 가기 전에 오래된 고목이 보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아카시아이다. 아카시아는 50년이 넘는 것이 보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이 나무는 100년은 넘을 것 같다.

다뉴브강 위의 아름다움 세체니 다리를 건너서 부다 왕궁으로 올라가는 것이 관광객이 가는 코스인데, 오늘은 다리를 수리 중이라 건너가지 못하고 강 건너 있는 왕궁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 다리를 사람은 건너지 못하고 자전거나 차는 건너다니고 있다.

그런데 경관이 지키고 있었고, 그래도 강 건너 어부의 요새와 부다 왕궁이 있기에 건너야 한다. 그래서 다른 다리로 가기로 하고 멀리 보이는 머르기트 섬에서 굽어진 다리인 머르기트를 건너기로 했다. 걷기에는 먼 거리지만 도나우강을 따라 걷는 길이다. 가는 강변에 “다뉴브 강가의 신발들”의 조형물도 구경했는데, 철로 만든 신발 들었는데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녹슬고 떨어지고 많이 낡아 있었다.

이곳을 지나니까 강변에 높은 건물이 보인다. 헝가리의 국회의사당인데 이곳도 너무 규모가 있어서 사진 한 장에 들어오지 않는다.

넓은 광장과 다뉴브 강가에 자리하면서 아름다움이나 크기가 단연 명소가 될 만했다. 이 의사당은 영국 의사당 다음으로 큰 의사당이라고 알려져 있다. 앞 광장만 돌아봐도 다리가 아플 정도로 넓었다. 여기도 광장 한편에서 흐르는 다뉴브강을 바라보면서 세상 고민을 혼자 하는 것 같은 청동상이 이채롭다.

세체니 다리의 공사로 갈 길을 막아도 계속 걸어서 머르기트 다리를 건넜다. 건너편에서는 다시 의사당을 건너보면서 높은 곳에 있는 어부의 요새를 찾아서 걸었다. 다뉴브 넓은 강물 너머로 보이는 국회의사당은 야경이 멋진 곳일 수가 있다는 느낌이 온다.


어부의 요새는 높은 곳에 위치해 다뉴브강이 내려다보이고, 멀리까지 보이는 요새처럼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보는 다뉴부강은 부드러워 보이고 아름다운 강이다.

이곳 주변에 옛날 어부가 많이 살았다는 곳이고, 옆에는 마차에 성당이 있다. 이곳에서 밑으로 흐르는 다뉴브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많았고, 어부의 요새에 서 있는 동상은 누구의 동상인지 동상 뒤에 황금빛의 후광이 그려져 있다.

유럽에는 너무 동상이나 석상이 많아서 누구인지 관심도 가지 않고, 알 수도 없다. 유명하거나 신들의 동상도 많지만, 이름 없는 사람의 동상도 많은 것 같다. 동상들이 너무 많으니까 푸르게 녹슨 것도 허다하고 머리에 비둘기가 싼 흰 똥을 덮어쓰고 서 있는 것도 많았다.


어부의 요새에서 부다 왕궁으로 가기 전에 대통령 관저가 있는 것 같은데,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그 옆에 있는 부다 왕궁의 웅장함이 눈길이 간다.

부다 왕궁은 높은 곳에 위치해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여러 조형물 중에 칼을 발로 잡고 날아가는 독수리나

아기와 같이 있는 성모마리아 상이 돋보인다.

이 왕궁이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은 모두 밑에 흐르는 다뉴브강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강이 최고의 명소인 것 같다.

만일 다뉴브강이 없다면 이 모든 건물들이 볼품은 반절로 낮아질 것이다. 부다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세체니 다리와 다뉴브강의 조화는 아름다움이 예술이다.


부다 왕궁에서 내려와 야경의 명소라는 겔레르트 언덕으로 올라갔다. 시작하니까 언덕 위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갔지만, 그 정상은 들어가지 못하게 해 놓았다. 그래도 그 사이로 정상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한 장 찍었다.

겔레르트 언덕은 정상까지 가지 말고 중간에 있는 십자가를 든 동상까지만 가도 다뉴브강과 그곳에 놓인 다리가 잘 보이는 곳이 있었다. 이곳도 다뉴브강 야경의 명소가 될 것 같다.

겔레르트 언덕에서 내려와 에르제베트 다리를 건너서 돌아왔다. 세체니 다리를 공사 중이라 양쪽에 있는 다리를 돌아 걸어서 구경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세체니 온천 하기와 야경 보기이다.


다음날에 세체니 온천 하는 곳으로 찾아갔다. 숲속에 돔 형식의 건물이 웅장하게 서 있는 뒤편에 세체니 온천인 노란 건물이 있었다.

이곳에 들어가서 돈을 주니까 목욕탕처럼 팔에 차는 팔찌를 주는 것이 그냥 목욕과 비슷하다.

들어가니까 친절히 안내도 해주고 탈의실에서 수영복을 입고 건물 안에 있는 노천탕으로 들어갔다. 양쪽에 노천탕이 있고 중간에 수영장이 있는 구조이다. 물은 그렇게 뜨겁지 않고 몸을 담그기에 적당했다. 원래 목욕탕 안에 오래 머물지 않는데, 이 노천탕은 입장료도 생각나고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즐거워서 오래 온천물에 몸을 담갔다.

한국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부다페스트 거리의 관광객들을 보면 중국 사람이 훨씬 많아야 하는데 한국 사람이 더 많다. 한국 사람은 씻기를 좋아하는 것 같고, 또 탕에서 사진 찍는 것이 목욕보다 우선인 것처럼 보였다. 오랜만에 온천욕을 하고 나니까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탈의한 곳이 여자 탈의실이었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사람이 별로 없고 안내하는 사람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나 올 때는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안내하는 사람도 내가 들어갈 때 본 사람이었다. 난감했지만 그 여자분이 웃더니 내 물건을 갖다주어 다시 남자 탈의실로 갔다.


밤에는 야경을 보러 나갔다. 이번에도 세체니 다리를 못 건너니까 야간 유람선을 타는 것이 아니라 에르제테트 다리를 건너서 국회의사당 건너편에서 의사당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갔다. 밤에 일몰이 되면서 조명이 들어왔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등한다고 한다. 이곳은 일몰이 늦은 곳이다. 이때 비가 억수같이 오고 있었지만, 국회의사당 야경은 다뉴브강과 같이 아름다웠다.

이 시간에 맞게 유람선들도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

걸어서 다닌 부다페스트 여행은 구경거리가 많았고, 부다페스트는 아름다웠다. 또 내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가는 버스정류장까지 5킬로가 된다고 한다. 거기도 걸어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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