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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Jul 30. 2023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

빈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슬로바키아의 수도 부라티슬라바이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수도가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한다. 부라티슬라바가 체코의 프라하와 비슷할 것을 예상했지만, 그렇게 화려한 도시는 아니었다.

도나우강이 중간에 흐르고 구도심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어서 관광하기 어렵지 않은 도시이다.


성 마르틴 성당은 도나우강 옆에 위치하고, 옆으로 지나는 다리가 UFO 다리이다. 성 마르틴 성당은 브라티슬라바가 헝가리 수도였을 때는 왕의 대관식을 거행하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가장 유명한 성당이다.

광장에 성 마르틴 성당의 옛 모습을 게시해 놓은 사진을 보면, 성당은 예전의 것은 거의 붕괴되어 전성기의 모습은 아니다. 사진과 비교해 보면 첨탑만 옛 모형으로 복원한 것 같고, 옆에 있던 2개의 돔 건물은 사라진 상태이다.

성 마르틴 성당 광장에서부터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특히 노인 단체관광객이 많이 보인다. 이 노인들은 깃발을 든 가이드의 인솔을 따라다니는 것이 유치원생보다 더 말을 잘 듣는 것 같다.


느릿 걷는 노인들이 다음가는 코스는 브라티슬라바 성으로 올라간다.

가이드는 앞에서 노인들을 신경 쓰면서 보통 걸음으로 가지만, 오르막이라서 노인들은 힘들게 따라가고 있다. 일부 노인들은 뒤 쳐 저서 가쁜 숨을 내쉬면서 따라가고 있다.

그래도 노인들 사이에서 같이 올라가면서 아직 그렇게 숨이 차지 않으니까 내심 흐뭇한 마음도 든다. 아직은 노인들보다 조금 젊었다는 얄팍한 자만심일 것이다.

노인들은 힘들게 올라와서는 앉아서 쉴 곳을 찾는 사람도 있고, 아직 한참 올라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가이드는 쉴 새 없이 설명을 한다.

힘들게 올라와 본 브라티슬라바성은 도나우강이 내려다보이는 요새이다. 멀리 강 건너도 보이고 UFO 다리도 밑으로 보인다.

이곳은 브라티슬라바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성 내부는 공연장으로도 쓰이고 연회장으로도 이용되는 것 같다. 성채 외곽에 멋있는 젊은 3인의 조각상이 야외를 빛내주고 있다.

이곳에서 도나우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시내를 보면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오는 좋은 포토존은 성채에서 조금 내려온 넓은 공간이었다. 이곳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숲이 우거져 휴식하기 좋은 곳이기도 했다.

노인들은 내려오는 길이 이 공간에서 한참을 쉬다가 천천히 조심스럽고 내려간다.


다시 내려온 도심은 미카엘문으로 갔다. 교회에 붙어 있는 미카엘 문은 길 가운데 첨탑을 만들어 사람이 출입할 수 있게 문을 만들었다.

이곳은 통과하면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어서 늘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 골목의 양쪽은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이다.

이곳에서도 깃발을 따라다니는 노인 관광객들을 여러 팀이 보인다. 가이드들은 중간중간에 기념이 될 만한 곳에서는 부지런히 설명하고 있다.


미카엘문을 보고는 오래된 아기자기한 건물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곳 깊숙한 곳에는 도심 건물 사이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이 나온다. 여기는 분수도 있고 여러 조각들이 있는 유서 깊은 광장이라도 한다. 이 광장으로 가기 전에 “맨홀 속 남자의 청동상”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길옆에 맨홀 속에 생각해서 조각한 것이 특이하면서 기발한 것 같다.

유서 깊은 광장은 주변의 오래된 건물에 둘러싸여 있고 이곳도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필수 코스인 것 같다. 광장에는 프랑스 병사라고 하는데, 모자를 눈까지 가리고 의자를 짚고 있는 청동상에는 역시 기념촬영 명소인 것 같다.

이곳은 이렇게 생각이 기발한 조각들이 이 광장으로 관광객을 오게 하는 것 같다.

그 옆에 프리메이트 궁전이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다.


유서 깊은 광장을 지나면 도나우강과 연결된 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의 뒤편이 성 마르틴 성당이다. 구도심에는 거의 볼거리가 이 주변에 모여 있는 도시가 브라티슬라바인 것 같다. 이 광장 정면에는 잘생긴 건물이 있는데, 이곳은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유명 공연장이라고 한다.

나무가 많은 이 공원에서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또 사람 구경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도시도 그렇게 볼거리가 한 곳에 집중되어 있어서 보통 빈에서 당일 코스로 많이 왔다가 간다고 간다. 왕복 두 시간에 두어 시간만 구경하면 되니까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동양인은 거의 보이지 않고, 이 주변에 사는 듯한 노인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보인다.


다시 좀 떨어진 성당 찾았다. 떨어졌지만 10여 분만 가면 되는 거리이다.

이 교회는 성 엘리사벳 성당이다. 평범한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성 엘리사벳 성당은 크기도 작은 성당이다.

이 성당은 파란 성당으로 유명한 성당인데, 외관을 파란색으로 도색해서 파란 성당이다. 그 파란색이 하늘 색깔과 묘한 조화를 이루어서 아름다운 성당이었다. 이 성당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일 때 더 아름다울 것 같다. 햐얀 구름이 어쩌면 곧 걷힐 것 같아 한참을 하늘만 쳐다보면서 구름의 움직임을 살펴보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도나우강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곳 브라티슬로바의 도나우강도 넓고 유속이 빠른 강이다.

강을 더 잘 보기 위해서 UFO 다리 위로 건너가면서 도나우강 중간에서 강을 한참 구경했다. 깊은 푸른 물이 흐르고 강 양쪽의 시가지가 잘 보이면서 간간이 화물선이 지나간다. UFO 다리는 구도심 건너편 교각이 외계인 비행접시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중간에서 건너편으로 건너가 도나우 강변을 산책을 했다. 그렇게 빠르지 않게 천천히 걸어가는 산책은 간간이 조깅하는 사람들과 가벼운 눈인사도 하면서 걷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도나우강이 흘러가는 쪽으로 다음 다리까지 걸어가서 그 다리를 건너서 반대편 도나우 강변으로 돌아왔다.


구도심 도나우 강변에는 대형 수상 호텔이 많이 정박해 있다.

호텔에서는 어제 하룻밤 유숙하고 나오는 노인 단체 관광객들이 수상 호텔에서 내리고 있었다.

내려온 노인들을 가이드가 인원을 점검하는 모습도 보이고, 더러는 출발하기 전 오랫동안 강변에 머물고 있다. 아마도 늦게 나오는 노인들을 기다리는 것 같다.

벌써 출발한 노인 관광객들은 도심으로 들어가 전기차를 타고 있기도 하고, 도심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이곳에는 젊은 사람도 보였지만, 나이 든 노인 관광객들이 더 많이 보이는 곳이었다.


돌아오면서 아침 햇살을 받는 그리살코비흐 궁전을 보고서 숙소로 돌아왔다.


햇살이 따가운 오후 나절에는 가까운 공원으로 가서 사람들이 휴식하는 곳에서 같이 보냈다.

우거진 숲속에 누워서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단체로 체조를 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자유롭게 즐기는 공원이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공원에는 지붕이 있는 공간이 없다. 가장 좋은 것은 큰 나무 아래로 일단 피하는 것이다. 내가 피한 큰 나무 밑에는 예쁜 소녀들 여러 명과 같이 비를 피했다. 곧 하늘이 파랗게 맑아졌다. 이곳에서도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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