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도 건축물에 첨탑들이 많은 도시이다.
건물 사이에 높이 있는 첨탑은 너무 높아서 사진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첨탑은 교회의 첨탑도 있고 궁전이나 다른 건물의 첨탑도 있다.
코펜하겐의 둥근 모양의 첨탑으로 유명한 라운드 타워인 룬데토론을 찾아 나섰다. 룬데토론은 교회의 첨탑으로 둥근 타원형의 첨탑 건물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많은 찾는 관광명소로 아침부터 붐비고 있다. 건물의 모양이 둥근 것이 특이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이번에는 첨탑을 정사각형으로 만들어 놓는 것도 보인다. 아마도 룬데토론을 의식해서 다른 모양으로 시도한 느낌을 받았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으로 가는 다리를 가지전에 도심의 건물 속에 높은 첨탑을 가진 교회가 보인다. 이러한 첨탑도 교회 첨탑으로는 흔히 볼 수 것 같은 첨탑이다.
시내의 번화가를 따라서 가니까 나오는 것이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이다.
이 궁전은 덴마크의 국회의사당, 총리 관저, 대법원이 한 지붕 아래 있는 세계 유일의 건물이다. 또 사연도 많아서 두 번 화재로 소실되고 세 번째 지어진 궁전이라고 한다. 넓은 광장에 중앙에는 흔히 보이는 말을 탄 청동 상이 서 있고, 그 궁전의 첨탑은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의 첨탑이다.
바로 옆에 보르센 건물이 있다. 덴마크 르네상스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면서 한때 주식 거래소로 였다고 한다. 17세기에 세워진 건물로 첨탑이 용의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보르센 건물의 첨탑은 어디에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보르센을 구경하고 멀리 보이는 새로운 모양의 첨탑이 눈에 들어온다. 멀지만 높아서 잘 보이는데, 그곳을 찾아서 한참을 가서 만났다. 이 건물은 우리 구세주 교회 첨탑이다. 첨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또 다른 독특한 모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첨탑들을 높고 특이하게 만들어야 눈길을 받을 수 있은 것 같다.
우리 구세주 교회는 첨탑에 올라갈 수 있어 입장료를 지급하고 들어갔다.
흔히 첨탑에 올라가는 방법은 초입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올라가게 하는 것과 걸어서 올라가게 하기도 한다. 이곳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한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통로로 거의 윗부분에 도달하면, 이번에는 첨탑의 바깥으로 골뱅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처음에는 위로만 올라가는 계단이라 숨이 차더니만, 바깥으로 올라갈 때는 정신이 아찔하다. 곧 떨어질 것 간은 기분이 들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힘들어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겁이 나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다. 맨 꼭대기를 간신히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밑을 보지 못할 정도로 아찔했다. 이런 기분을 오랜만에 느끼니까 색다르다. 높은 첨탑을 제대로 올라온 것이다.
올라가서 본 시내는 멀리까지 보이고,
넓은 코펜하겐을 난간의 손잡이를 꼭 잡고 오랫동안 구경을 했다.
이곳에서도 유명하다는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로 찾아 제법 멀리 걸었다.
북유럽에서는 오페라 하우스를 바닷가나 호숫가에 지어 놓았다. 물과 오페라 하우스와 연관이 있는지 물가를 선호하는 것 같다.
헬싱키에도 호숫가에 있었고, 스톡홀름도 의회 건너편 물가에 왕립 오페라 하우스가 있었다. 오슬로에는 도시 입구 바닷가에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오페라를 좋아하고 인기가 있는 곳인 것 같다. 여행을 다녀보니까 우리가 하는 어떤 일보다 예술을 하는 것이 가장 고상하고 삶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요즘처럼 먹고사는 것에 애로가 없는 세월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의미 있는 삶은 예술가인 것 같다.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해서 주변을 보니까 물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건너편에는 아말리엔보르성과 프레데릭 교회의 종탑이 보이고,
주변에는 수상버스와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놀고 있다. 이곳 오페라 하우스의 전경도 아름답지만, 주변의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멀리는 크루즈선이 떠 있다.
오페라 하우스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니아를 들어갔다.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나는 덴마크 영토 내에서 자치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덴마크 정부로부터는 자치권을 인정받았으나 대외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없다. 이곳에 구경을 들어갔을 때는 그래 피트들의 천국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곳의 그림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예술작품이라고 한다. 이곳은 치안도 허술하고 폐허 같은 곳으로 곳곳이 노숙자들이 누워있다. 그래 피트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찍다가 보니까, 건장한 젊은이가 사진을 찍지 말라고 경고한다. 주눅이 들어서 그다음은 조용히 다녔다.
그런데 입구에 사람들이 들어가면서 담배 한 개비를 사는 사람이 많았다. 담배가 떨어져 한 개비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합법화된 대마초를 파는 곳이라고 한다. 그것이 대마초였던 것 같다.
이곳에서 치안이 불안해서 덴마크에서 처음으로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곳이었다.
코펜하겐 시내의 화려한 광장이 있는 곳에는 공연장이나 유서 깊은 건물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그런 광장에는 화려하게 만들어진 호텔도 많이 보인다.
시청광장에는 시청사가 높은 첨탑과 함께 웅장한 건물이고
그 옆에 안드레센 동상이 있었다.
스트뢰메 거리 광장에는 광장의 장미 정원과 왕립극장이 아름다웠다.
저녁에 늬하운 운하의 야경을 보러 갔다가 해질 무렵이라 수상 버스를 타고 코펜하겐의 마지막을 정리했다. 수상 버스는 물길을 따라 여러 곳을 다니는데 가는 곳이 중요한 명소이고, 의미 있는 코스였다. 해 질 무렵이라 바다의 멋진 일몰을 내심 기대하고 물길 투어를 했는데, 날씨가 흐려 멋진 놀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저물어오는 코펜하겐의 저녁을 수상 버스에서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치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았다.
수상 버스에 내려서 본 늬하운 운하의 야경은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티볼리 가든 놀이공원 출입문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