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도착은 중앙역에서 내렸다.
중앙역에서 미리 정한 숙소가 멀지 않아 여장을 풀고 곧바로 볼거리를 찾아서 나섰다.
브뤼셀에서 처음 만난 곳은 웅장한 건물이 시내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이 크고 생긴 모양새가 박물관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 건물 주위를 도는데 상당한 거리가 있고 잘 지은 건물이다. 이곳이 내가 생각한 것처럼 그런 종류의 건물이 아니라 증권거래소이다.
이곳은 금융 방면으로 발달한 것 같다.
증권거래소를 둘러보고 감탄을 하다가 그 뒤에는 세인트 리콜라스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주변 건물이나 증권거래소에 비하면 보잘것없이 보이는 건물이고, 그보다도 지금까지 보아온 성당에 비해서 너무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무엇인가 끌리는 듯한 성당이었다.
요즈음은 좀처럼 성당 내부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성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별로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고, 예수가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들고 올라가는 그림이 여럿 있다. 그래도 이곳은 믿는 사람들은 여기에 있으면 마음이 경건해지는 곳이다. 나는 잠시 쉬려고 있지만,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그곳에 오래 머물면서 성당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도 자기 판단에 따라 믿음을 선택한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그랑플라스가 나온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광장으로 빅토르 위고가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말한 곳이라고 한다.
앞쪽은 브뤼셀 시청사 건물이 거대한 첨탑을 자랑하면서 서 있고, 마주 보면서 브뤼셀 시티 박물관이 자리하고 그 옆으로 건물이 이어져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직사각형의 광장이다. 이 건물들은 중세의 고풍스러우면서 역사와 사연이 있는 건축물이다. 이곳에 관광객이 가장 많이 붐비고 브뤼셀 관광의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브뤼셀 시티 박물관 3층에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있다고 한다.
브뤼셀은 오줌싸개 소년 동상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이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조각가 제롬 뒤케누아가 1619년에 제작한 60 Cm 남짓한 작은 조각이다.
이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거리에 만들어서 놓은 곳이 있어서 찾아 나섰다.
그곳에는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서 복잡하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있고, 그렇게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이 너무 작은 동상이라는 것도 놀라고 실망하는 인상들이다. 모퉁이에 만들어진 오줌싸개 소년 동상은 야간 높이가 있는 곳에 모형을 만들어 놓아서 주변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작은 동상을 보기 위해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더 볼거리인 것 같다.
이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보고 나서 오줌싸개 소녀 동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찾아 나섰다. 구석진 곳에 있어 골목길을 따라 찾아가는 길이 어려웠다. 가면서 궁금한 것이 오줌싸개 소녀의 동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소녀가 오줌을 싸는 모양이 그렇게 낯익은 모습은 아닐 것 같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 있는 오줌싸개 소녀의 동상은 역시 생각한 대로 민망한 자세이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과 오누이 소녀라고 만들었다는데, 돌의 색깔이 검어 보여서 그런지 흑인 소녀처럼 보인다.
또 다른 곳에는 오줌싸개 개가 있다고 하는데 구글에 나오지 않아서 찾아가질 못했다. 여하튼 브뤼셀은 오줌싸개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그랑플라스 광장에 나가니까 시청사 첨탑에 이제 햇볕이 들고 있는 시간이다.
텅 빈 그랑플라스 광장에 앉아서 여유를 부리다가 브뤼셀 왕궁을 찾아 나섰다. 왕궁은 브뤼셀 공원 옆에 자리하면서 큰 규모에 놀랍다. 브뤼셀 왕궁은 가까이 가지 못하지만 보수 중인 것 같다.
브뤼셀 공원의 긴 나무 터널을 걸으면서 아침의 맑은 공기가 상쾌하여 벤치에 앉아 공원을 가로질러서 바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해 본다. 그래도 일할 때가 인생의 좋은 시절인 것이다.
흔히 브뤼셀이 유럽을 수도라고 하는데, 그것은 EU 본부가 위치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 EU 본부가 위치한 것은 여러 이유와 우연이 겹친 것 같다. 그래도 브뤼셀에 왔으니까 EU 본부는 보고 싶었다. 브뤼셀도 번화한 도시이다.
끝없는 높은 건물과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EU 본부가 있는 곳은 시내 중심에 위치했지만, 큰 도로의 한쪽에 많은 건물 사이에 서 있다.
벨기에는 이곳을 눈에 드러나게 유럽의 중심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는 장소인 것 같다. 아마도 대대적으로 유럽의 중심이 되도록 주위를 정비하기에는 도시가 발달된 것도 있지만, 주변 힘 있는 다른 EU 국가에서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다시 브뤼셀 왕궁으로 돌아와서 구글 지도에 나오는 팔레 드 쥐스티스를 향했다. 이곳으로 방향을 잡고 한참을 가니까 멀리서 높은 돔이 보인다. 가까이 가니까 그 규모가 엄청나서 어떤 건축물일까 궁금했는데, 이곳이 벨기에의 대법원이었다.
대법원을 이렇게 멋있게 지어 놓은 곳도 특이했다. 그 옆에는 놀이공원의 회전 놀이 기구가 돌고 있고,
앞의 광장에는 병사의 조각이 양각되어 있어 이곳은 어떤 추념 공원 같은 느낌을 받았다.
웅장한 대법원의 건물을 지나서 얼마 가지 않으면, 중세 도시의 요새 성문에 해당하는 건물로 잘 보존되어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을 지나면 브뤼셀 사람들이 요즈음 많이 찾는다는 마흘르 거리가 나온다. 이 거리는 평범한 도시의 거리이고 중간에 골동품이나 잡화들을 파는 시장이 서고 있다. 이곳은 그림도 있고 작은 액세서리나 일용품도 파는 곳이다. 물건도 구경하지만 장사하는 상인들과 사람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마홀르를 지나서 벨기에 왕립 미술관 앞에 아름다운 정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시청사 첨탑과 브뤼셀의 아름다운 시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이 몽데 아흐 거리와 광장이다.
벨기에 왕립 미술관 앞에 있는 정원이 아름답고 브뤼셀 시내와 멀리 시청사 첨탑이 조망되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여기서 계속 더 가면 성 미카엘과 성녀 구둘라 대성당이 나온다.
벨기에 국립 교회로 외관은 웅장하고 감탄이 나오는 곳으로 역사적 의의와 벨기에 왕실의 행사를 이곳에서 한다고 한다. 대성당 앞에는 나무들이 울창한 공원에 앉아 성당을 올려다보면 더 멋진 모습이다.
다시 저녁이 되어서 그랑플라스 광장을 찾았다. 그랑플라스의 야경도 유럽에서 이름이 있는 곳이라고 했고, 오늘이 이번 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 밤이다.
멋진 야경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갔지만, 광장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평시 가게의 불과 주변 가로등이 전부이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다가 돌아와 내일 집으로 갈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
다음 여행을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동하면 또 나올 것이다.